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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국정원에서 과외 받았나? 도 넘은 국토부의 ‘트윗질’

등록 2013-12-18 16:17수정 2013-12-18 17:11

국토교통부 공식트위터
국토교통부 공식트위터
대자보 열풍 폄하…철도노조 일방적 매도하기도
“공공기관이 지켜야 할 선 넘었다” 비판 쏟아져
국토교통부(국토부) 공식 트위터(@Korea_Land)가 한국 사회에서 불고 있는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열풍을 “정치단체 정쟁도구”로 폄하하거나, 파업을 벌이고 있는 철도노조를 “철밥통”이라며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에 대한 홍보나 보도 관련 해명, 공지사항을 전달하고 알리는 기능에 머무르지 않고, 공공 기관이 지켜야 할 선을 넘어서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국토부 트위터는 18일 오전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유투브 동영상을 올렸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의 “우리 국민들은 불법파업으로 안녕하지 못합니다”라는 멘트로 시작하는 이 동영상은 시민들이 파업으로 인해 교통불편을 호소하는 내용을 주로 편집했다. 동영상에서 한 시민은 “시민들 누구나가 철도공사 직원들의 월급이 많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데 어떤 집단 이기주의에 의해서 자기들 밥그릇만 차리려는 자세로서 철도파업을 한다는 것은 시민으로서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이어 동영상은 “파업을 통해 ‘철밥통 챙기기’가 가능했던 시절은 끝났다”는 자막으로 끝이 난다. 철도 파업이 철도 민영화의 단초가 될 수 있는 수서발 케이티엑스(KTX) 자회사 설립에 반대하기 위한 것이라는 ‘본질’은 다루지 않은 채, 철도노조가 ‘철밥통’을 챙기려고 시민들의 발을 볼모로 잡는다는 식으로 일방적인 매도를 시도한 것이다.

국토부는 이 밖에도 대학생 주현우(27)씨의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비판하는 보수 언론 기사를 링크하나 철도파업을 비판하는 보수 언론 사설을 링크하는 등 정치적으로 편향된 트위터를 반복적으로 게재하고 있다. 국토부 트위터는 18일 오후 “바른사회 등 127개 시민단체 ‘철도노조 파업은 명백한 불법’”이라는 내용의 트위터와 함께 <문화일보>의 기사를 링크하며 “사실상 공기업 신설임에도 이를 민영화인 양 선동하고 있다”는 기사의 내용을 인용해 게재하기도 했다.

17일에는 “안녕들 하십니까 반박 대자보 등장”이라는 내용으로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현상을 비판하는 <조선일보>·<중앙일보>·<문화일보>의 기사를 동시에 링크하기도 했다. 링크와 함께 “대자보는 정치단체 정쟁도구로 전락해버렸다는 느낌. 이것이 진정한 정의인가”라는 기사 내용을 인용했다.

철도파업에 대한 국토부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트위터 내용도 반복적으로 게재되고 있다. 국토부는 18일 오후 트위터를 통해 “독점 구조가 지속되면 결국 모든 부담은 국민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철도노조 는 #철도 의 공공성을 주장하며, 경쟁도입이 민영화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실상은 공공성을 핑계로 모든 부채를 국민 여러분의 세금으로 갚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라고 썼다. 철도노조의 주장을 일방적인 ‘집단 이기주의’로 몰아세운 것이다. 하지만 정작 지난 6월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435%에 이르는 코레일의 부채를 낳은 주범이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투자 실패 △한국 최초로 민간 자본을 동원해 만들면서 최소운영수입보장을 했다가 빚까지 함께 코레일이 떠안게 됐던 사실 등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11일에도 “철도노조는 민영화라고 주장하며 반대하고 있으나, 수서발 케이티엑스(KTX) 회사에 민간자본의 참여는 전혀 없다는 것을 말씀 드립니다. 대통령께서 국민의 동의 없는 민영화는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셨고 정부는 그 약속을 지키고 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과는 달리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출석해 케이티엑스(KTX) 민영화 금지를 특별법으로 정하는 입법 논의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정부 기관의 공식 트위터로서 도를 넘었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아이디 @go****를 쓰는 누리꾼은 “국토교통부 트위터 계정이 조중동문의 배달원으로 전락해버렸다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아이디 @su****)은 “대한민국 국토교통부 @Korea_Land 의 트위터는 정부의 공식 계정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천박하고 유치. 프로파간다를 하려면 좀 세련되던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아이디 @LO****는 “국토교통부 트위터 보면서 든 생각이 활동중단한 새누리당 패러디 트위터 같다는 거다”며 “국정원한테 트위터 과외라도 받았나 봐?”(@ri****)라는 조롱도 나왔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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