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권력구도 어떻게 바뀔까
황, 군업무 관장-마, 돈줄 담당
장성택의 행정부 역할 대체 유력
최룡해·김원홍 등도 건재 과시
박봉주·로두철·문경덕·리영수…
김국태 장의위원 명단에 포함
‘장성택 사람들’ 일부 생존 확인
황, 군업무 관장-마, 돈줄 담당
장성택의 행정부 역할 대체 유력
최룡해·김원홍 등도 건재 과시
박봉주·로두철·문경덕·리영수…
김국태 장의위원 명단에 포함
‘장성택 사람들’ 일부 생존 확인
* 황병서 :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
마원춘 : 당 재정경리부 부부장 장성택 전 조선노동당 행정부장의 숙청 이후 다시 그려질 북한의 권력지도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사건 전후 김정은 제1비서의 공개 활동을 수행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보면, 황병서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 마원춘 당 재정경리부 부부장의 부상이 눈에 띈다. 이번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최룡해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의 위상도 확고해 보인다. 장 전 부장의 처형 이후 김 제1비서의 첫 공개 활동인 인민군 설계연구소 시찰에는 최룡해 총정치국장과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황병서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이 수행했다. 이 연구소가 인민무력부 소속이므로 군부 최고 실력자인 최룡해 국장과 장정남 부장이 수행한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수행원 중에 황 부부장이 포함된 것은 단연 눈길을 끈다. 조직지도부가 이번 사건의 처리를 주도했으며, 앞으로 장 전 부장의 근거지였던 당 행정부의 위상을 대체할 것이라는 예상과 맞아떨어지는 대목이다. 정부 당국자는 “현재 공석인 조직지도부의 부장이 김정은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번 숙청 과정에 조직지도부가 비중있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김 제1비서의 공개 활동을 분석해 보면, 특히 황 부부장의 부상이 눈에 띈다. 그는 이 사건 직전인 11월 말부터 15일까지 김 제1비서의 공개된 일정 4차례를 모두 수행했다. 황 부부장은 김정일 체제 후반기에 얼굴을 알리기 시작해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뒤 당에서 군 업무를 관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4차례 행사 중 2차례에 수행한 마원춘 부부장도 주목된다. 그가 올해 김 제1비서를 수행한 횟수는 45차례로, 전체 순위에서 5번째에 해당한다. 장 전 부장의 죄목 가운데 하나가 국가 재정 낭비임을 고려하면 앞으로 북한의 재정·예산 분야에서 마 부부장이 실세로 활동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황 부부장과 마 부부장은 15일 공개된 김 제1비서의 마식령 스키장 방문을 나란히 수행했다. 이밖에도 이번 사건 처리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최룡해 국장이 2차례, 김원홍 부장이 1차례 김 제1비서를 수행했다. 항일 빨치산 출신인 최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이기도 한 최룡해 국장은 당분간 북한 체제의 유일한 2인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 전 부장의 재판과 처형을 담당한 김원홍 부장도 앞으로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로동신문>에 공개된 김국태 당 검열위원장의 국가장의위원 명단에서도 북한 차기 권력 구도를 가늠해 볼 수 있다. 국가장의위원 명단은 북한 내부 권력 서열을 반영하는 것으로, 여기에 포함되면 적어도 이번 사건에 따른 숙청을 피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명단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박봉주 내각총리를 필두로 모두 54명이 이름을 올렸다. 장 부장 숙청을 주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최룡해 국장과 김원홍 부장,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등 3명이 모두 장의위원 명단에 포함됐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때 장의위원(232명)에 포함되지 못했던 조연준 제1부부장이 이번에는 24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 급부상한 그의 정치적 위상을 보여준다. 이번 장의위원 명단을 통해 장 전 부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일부 인사의 생존이 확인됐다. 특히 박봉주 총리는 실력자인 최룡해 국장의 바로 앞인 두번째 자리를 차지했다. 망명설까지 제기된 로두철 부총리는 물론 문경덕 평양시 당 책임비서, 리영수 당 근로단체부장,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등이 모두 포함됐다. 이들은 일단 장 전 부장 사건과 관련한 숙청 대상에서는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장 전 부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돼 본국 소환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재룡 중국 주재 북한대사도 15일 공개 활동을 한 것으로 북한 매체에 보도됐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장성택의 숙청이 갑자기 이뤄진 게 아니라면 그의 체포와 처형이 이 사건의 절정일 수 있다. 김정은으로서는 일단 불안정성의 증가를 막으면서도 숙청을 계속하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마원춘 : 당 재정경리부 부부장 장성택 전 조선노동당 행정부장의 숙청 이후 다시 그려질 북한의 권력지도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사건 전후 김정은 제1비서의 공개 활동을 수행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보면, 황병서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 마원춘 당 재정경리부 부부장의 부상이 눈에 띈다. 이번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최룡해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의 위상도 확고해 보인다. 장 전 부장의 처형 이후 김 제1비서의 첫 공개 활동인 인민군 설계연구소 시찰에는 최룡해 총정치국장과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황병서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이 수행했다. 이 연구소가 인민무력부 소속이므로 군부 최고 실력자인 최룡해 국장과 장정남 부장이 수행한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수행원 중에 황 부부장이 포함된 것은 단연 눈길을 끈다. 조직지도부가 이번 사건의 처리를 주도했으며, 앞으로 장 전 부장의 근거지였던 당 행정부의 위상을 대체할 것이라는 예상과 맞아떨어지는 대목이다. 정부 당국자는 “현재 공석인 조직지도부의 부장이 김정은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번 숙청 과정에 조직지도부가 비중있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김 제1비서의 공개 활동을 분석해 보면, 특히 황 부부장의 부상이 눈에 띈다. 그는 이 사건 직전인 11월 말부터 15일까지 김 제1비서의 공개된 일정 4차례를 모두 수행했다. 황 부부장은 김정일 체제 후반기에 얼굴을 알리기 시작해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뒤 당에서 군 업무를 관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4차례 행사 중 2차례에 수행한 마원춘 부부장도 주목된다. 그가 올해 김 제1비서를 수행한 횟수는 45차례로, 전체 순위에서 5번째에 해당한다. 장 전 부장의 죄목 가운데 하나가 국가 재정 낭비임을 고려하면 앞으로 북한의 재정·예산 분야에서 마 부부장이 실세로 활동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황 부부장과 마 부부장은 15일 공개된 김 제1비서의 마식령 스키장 방문을 나란히 수행했다. 이밖에도 이번 사건 처리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최룡해 국장이 2차례, 김원홍 부장이 1차례 김 제1비서를 수행했다. 항일 빨치산 출신인 최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이기도 한 최룡해 국장은 당분간 북한 체제의 유일한 2인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 전 부장의 재판과 처형을 담당한 김원홍 부장도 앞으로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로동신문>에 공개된 김국태 당 검열위원장의 국가장의위원 명단에서도 북한 차기 권력 구도를 가늠해 볼 수 있다. 국가장의위원 명단은 북한 내부 권력 서열을 반영하는 것으로, 여기에 포함되면 적어도 이번 사건에 따른 숙청을 피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명단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박봉주 내각총리를 필두로 모두 54명이 이름을 올렸다. 장 부장 숙청을 주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최룡해 국장과 김원홍 부장,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등 3명이 모두 장의위원 명단에 포함됐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때 장의위원(232명)에 포함되지 못했던 조연준 제1부부장이 이번에는 24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 급부상한 그의 정치적 위상을 보여준다. 이번 장의위원 명단을 통해 장 전 부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일부 인사의 생존이 확인됐다. 특히 박봉주 총리는 실력자인 최룡해 국장의 바로 앞인 두번째 자리를 차지했다. 망명설까지 제기된 로두철 부총리는 물론 문경덕 평양시 당 책임비서, 리영수 당 근로단체부장,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등이 모두 포함됐다. 이들은 일단 장 전 부장 사건과 관련한 숙청 대상에서는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장 전 부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돼 본국 소환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재룡 중국 주재 북한대사도 15일 공개 활동을 한 것으로 북한 매체에 보도됐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장성택의 숙청이 갑자기 이뤄진 게 아니라면 그의 체포와 처형이 이 사건의 절정일 수 있다. 김정은으로서는 일단 불안정성의 증가를 막으면서도 숙청을 계속하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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