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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백두혈통·태자당 합세해 장성택 세력 제거”

등록 2013-12-11 19:56수정 2013-12-17 08:37

북 전문가 “김정은 배다른 누나 김설송이 숙청 주도” 주장도
홍익표 “백두혈통 3세대 전면 나설것”…정부는 신중한 평가

* 백두혈통: 김일성 주석 직계자손
* 태자당: 항일 빨치산 세력의 자손
장성택 조선노동당 행정부장의 숙청 배경과 관련해 북한의 정통 지배세력인 김일성 주석의 자손(이른바 ‘백두혈통’)과 항일 빨치산 세력의 자손(이른바 ‘태자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부터 세력을 키워온 장 전 부장 세력을 견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복지국가진보정치연대 토론회에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백두혈통 3세대들이 전면에 나서는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북한 내부 소식에 밝은 한 인사도 <한겨레>에 “장성택의 실각은 이른바 ‘백두혈통’인 김일성 집안과 항일 빨치산의 자손인 ‘태자당’ 세력이 장성택 세력을 제거한 것이다. 집안 싸움의 성격이 강해 보인다”고 말했다.

백두혈통의 대표적 인물은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이며, 태자당의 대표 인물은 최룡해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이다. 김 주석과 항일 빨치산의 자손들은 북한 정권 수립 이후 현재까지 핵심 권력집단으로서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 숙청은 이 두 세력이 정통 지배 세력이 아니면서 40년 가까이 북한 권력의 핵심에서 자기 세력을 확대해온 장 전 부장 세력을 제거했다는 주장이다.

북한은 특히 3대 세습에 이르면서 김 주석의 백두혈통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통일부는 물론이고, 많은 전문가들이 이번 장 부장의 숙청을 “김 제1비서의 ‘1인 지배 체제’를 공고히 하는 과정”으로 해석하는데, 이런 시각과도 부합한다

홍 의원은 “김경희 비서도 남편 장 부장이 제거됐으니 정치적 타격을 입을 것이다. 결국은 김 비서도 내년이면 2선으로 후퇴하는 현실에 처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숙청에서 보듯, 김경희 당 비서가 더 이상 장 전 부장의 바람막이가 될 수 없으며, 자신 역시 핵심 권력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홍 의원은 “장 전 부장이 체포된 8일 북-중 간에 신의주~평양~개성 380㎞ 구간에 철도와 도로 건설을 합의했다. 이것은 북한의 최근 대외 개방이나 대중 사업이 장성택 단독으로 한 게 아니라, 최고 지도부에서 결정한 것인 만큼 장성택의 거취와 관계없이 그대로 추진된다는 시그널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관계를 포함한 대외 관계가 전반적으로 경색될 가능성이 있다는 일반적 예상과는 다른 분석이다.

북한 소식에 밝은 인사는 이번 숙청을 주도한 사람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맏딸이자 김 제1비서의 배다른 누나인 김설송씨를 꼽았다. 그는 “1974년생인 김설송은 당 조직지도부의 부부장으로서 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장성택의 실각으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2인자가 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실제로 군의 예산과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김설송의 남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남편이 누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설송씨는 북한에서 공식 직함을 가진 적이 없지만, 아버지인 김 위원장의 총애를 받아 한때 후계자로도 고려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수년 전부터 영국과 러시아 등 외국 언론에 의해 북한의 숨은 실력자로 지목돼 왔고, 국내에서도 올해 들어 일부 매체에서 ‘북한을 움직이는 인물’로 거론된 바 있다. 그의 구체적인 신원과 이력 등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김설송씨에 대해 신중한 평가를 내놓고 있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김설송은 공식 직함이 없다. 특히 김 위원장의 장례식 때도 나타나지 않았는데, 그의 위상을 높이 평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정부의 다른 당국자는 “장성택의 숙청 배경을 놓고 여러 설이 나오고 있지만, 하나의 요인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 비교적 분명한 것은 이번 숙청이 김정은의 1인 지배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조처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관련영상] [한겨레 캐스트#210] '장성택 숙청', 북한은 어디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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