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 통과커녕 논의 시작도 못해
여야, 우선처리 이견 워낙 커
막판 속도전 가능성마저 희박
전문가들 “양쪽 모두 정치력 부재
결국 대통령이 먼저 달라져야”
여야, 우선처리 이견 워낙 커
막판 속도전 가능성마저 희박
전문가들 “양쪽 모두 정치력 부재
결국 대통령이 먼저 달라져야”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지난 9월 첫 정기국회가 시작됐지만 국회는 1일까지 단 한 건의 법안도 통과시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기국회 개회 이후 3개월 동안 법안 처리 건수가 ‘0’인 최악의 상황에 대해 새누리당은 “민생을 외면한 야당 탓”으로 돌렸고, 민주당은 “여당과 청와대의 불통 행보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여당 지도부의 정치력 부재와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행보에 따른 정치 실종을 주된 원인으로 지목하며 여권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주문했다.
<한겨레>가 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살펴보니, 정기국회가 시작된 9월2일부터 11월30일까지 국회를 통과한 법안 수는 0건으로 확인됐다. 과거에도 여야의 대치 상황에 따라 국회의 법률안 처리가 영향을 받긴 했지만, 이번처럼 법안이 한 건도 처리되지 않은 전례는 없었다. 대선을 치른 지난해 19대 첫 정기국회에서도 같은 기간 동안 모두 119건의 법안이 통과됐고, 18대 국회 마지막 해인 2011년 정기국회 당시 같은 기간에도 55건이 처리됐다. 청원경찰법 입법로비 의혹으로 정국이 얼어붙었던 2010년의 같은 기간에도 법안 3건이 통과돼 올해같지는 않았다.
이런 상황을 두고 여야는 상대를 탓하며 책임을 떠넘겼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일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법안 논의가) 한발짝도 못 나가고 국민이 먹고사는 것과 아무 상관없는 것(특검)에 모든 걸 다 거는 야당의 대여전략이 맞는 것이냐”며 야당에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반면,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주당 자체 예산안 심사 점검회의에서 “불통종박 일방통행이 계속되는 한 민주당의 저항은 멈출 수 없다. 악어의 눈물처럼 민생을 빙자한 ‘재벌특혜 민생법안’ 말고 진짜 민생법안과 예산안의 관철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기국회 법안 처리의 실질적인 책임은 집권여당에 있다며 새누리당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여당은 청와대가 말하면 따라서하는 복창정당 같다”며 “여야 양쪽 모두 미숙한 부분이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집권당의 책임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이 명예교수는 지난 2012년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주도한 새누리당 비대위에 위원으로 참여하 바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도 “법안 통과 건수가 아예 없다는 것은 여야간 정치의 실종을 의미한다”며 “결국은 국정을 주도하는 여당이 이것을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 정도 왔으면 여당이 특검을 받아주는 전향적인 자세 필요하다. 이전 정권에서도 BBK 사건이나 대북송금 특검을 다 받았는데 왜 못 하느냐. 결국은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며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행보가 바뀌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송채경화 기자, 성한용 선임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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