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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종박’ 종북몰이 충성에 합리적 목소리 묻히는 새누리

등록 2013-11-27 22:05수정 2013-11-28 10:28

*종박: 박 대통령 무조건 추종

“종북구현 사제단” 발언 등
김태흠·윤상현 도 넘어
당내선 “다른 목소리 힘들다”
“청와대가 여당 자율성
인정 않는게 문제 핵심” 비판
새누리당의 ‘종북몰이’가 도를 넘고 있다.

박창신 원로신부의 ‘연평도 포격’ 발언을 빌미로 시작된 이번 공세는,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국론분열 불용’을 강조하며 힘을 싣고, 친박근혜계 원내지도부가 특검의 방패막이로 적극 활용하면서 연일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새누리당 내부에 강경 기류가 형성되면서 합리적 반론이나 성찰의 움직임은 설 자리를 잃었다.

새누리당의 최근 종북몰이는 청와대의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따르는 당내 강경 친박계 의원들이 총대를 메고, 극단적인 언사를 동원해 논쟁을 증폭시키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김태흠 원내대변인이다. 그는 전주교구 사제단의 박 대통령 사퇴 요구와 박 신부의 발언을 문제 삼아 정의구현사제단을 “종북구현사제단”이라고 폄하하면서 “종북 성향을 국민들 앞에 드러내길 바란다”는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친박 강경파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도 “신앙 뒤에 숨어 반정부·반체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도 이들의 주장에 대해 분명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연일 종북 프레임을 설파하며 야권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총선 때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에게 공천을 받아 국회에 입성한 초선들도 막무가내식 종북 공세에 가세하면서 국회를 ‘막말 경연장’으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박대출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 안에서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개입 문제를 추궁하는 야당 의원을 향해 “종북 하지 말고 월북하라”고 외쳤다 나중에 공개 사과하는 소동을 일으켰다. 이장우 의원은 정부의 진보당 해산심판 청구의 문제점을 따지던 김재연 진보당 의원에게 “김일성주의다”라고 소리를 질러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됐다.

문제는 친박 강경파들의 종북몰이가 새누리당의 대세를 형성하면서,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목소리가 질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비공개 당 회의에서 조금 다른 목소리를 내고 싶지만, 청와대 쪽을 의식해 그냥 강경한 주장에 묻혀가는 경우가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이혜훈 최고위원이 26일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사제단에 대한 과잉 대응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정도의 발언을 한 것 말고는 이렇다 할 자성 움직임은 없었다. 일부 의원들은 사석에서 “사상의 자유를 인정하고 국민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며 청와대만 의식해 강공 일변도로 몰아가는 원내지도부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내기도 한다. 하지만 취재 요청에는 대부분 입을 닫고, 몇마디 하더라도 꼭 익명 보도를 요구한다.

전문가들은 새누리당이 과도한 종북몰이에 집착하는 배경을 청와대와 집권 여당의 비정상적인 관계 설정에서 찾는다.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정치학 박사)는 “청와대가 집권 여당의 자율성을 인정하지 않고, 일종의 근위대 같은 조직으로 운영하는 게 문제의 핵심”이라며 “이 때문에 집권 여당은 청와대의 분위기를 따라가는 수동적 존재로 전락했고,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기관인 입법부도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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