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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무죄 확신” 검사가 ‘국정원 댓글’ 수사팀 지휘하다니…

등록 2013-10-24 20:48수정 2013-10-25 19:27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 검사 /뉴스1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 검사 /뉴스1
윤석열 팀장 교체 뒤 ‘무죄 소신’ 이진한 2차장이 수사팀 맡아
“‘유죄’ 의견 기소 수사팀을 ‘무죄’ 의견으로 지휘”…‘모순’ 지적
 윤석열(53·수원지검 여주지청장) 전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장이 국정원 사건 수사·재판 업무에서 배제되고 대검찰청이 수사팀 감찰에 나서면서, 국정원 사건 공소 유지가 제대로 되겠느냐는 의구심이 검찰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더욱이 수사팀을 지휘하는 이진한(50) 서울중앙지검 2차장, 조영곤(55) 서울중앙지검장, 길태기(55) 대검찰청 차장이 수사팀의 뜻과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여 이런 우려를 더 키우고 있다.

 이진한 차장은 그동안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원세훈(62) 전 국정원장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언급해왔다. 그는 원 전 원장 기소를 앞둔 지난 6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난 솔직히 (국정원 사건이) 무죄 나올 것에 대한 확신이 선다. 그렇다면 무죄 나올 가능성이 높은 사건을 기소하는 게 맞냐. 거기에 내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지난 21일 서울고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자신이 “공보와 수사 총괄책임자”라고 말했지만, 수사팀과는 다른 의견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원 전 원장 기소 당시 검찰 고위 관계자가 “채동욱 검찰총장 이하 지휘 라인 모두 수사팀 의견에 동의했다”고 말했던 것과도 어긋나는 행동이다. 윤석열 전 팀장은 국감에서 “이 차장이 수사총괄 책임자가 맞냐”는 질문에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팀장이 수사에서 배제되면서 수사팀은 ‘무죄’ 소신을 갖고 있는 이 차장의 지휘를 받는 모순된 상황이 벌어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 차장이 여전히 수사팀과 의견이 다르다면 스스로 지휘 업무에서 손을 떼야 한다. ‘유죄’ 의견으로 기소한 수사팀을 ‘무죄’ 의견으로 지휘할 거냐”고 말했다.

 조영곤 지검장의 ‘돌변’도 수사팀에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조 지검장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사퇴 전후로 국정원 사건에 대한 태도가 바뀌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조 지검장은 지난 6월 황교안(56) 법무부장관과 수사팀이 ‘공직선거법 적용’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을 때는 수사팀 의견을 관철시키고자 적극 지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에 국정원 직원의 트위터 글 5만5689건에 대해 수사해야 한다는 윤 전 팀장의 보고를 받고 “야당 도와줄 일 있냐”며 덮으려한 의혹이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신경민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고무신을 거꾸로 신었다”는 말까지 들었다.

 길태기 차장이 23일 수사팀을 감찰하도록 지시한 것도 대상과 범위를 볼 때 정권의 눈치를 본 처사란 지적이 나온다. 길 차장은 대검 감찰본부에 국정원 사건 수사 과정에 대해 감찰을 지시하면서 감찰 대상에 윤 전 팀장과 수사팀 전원을 포함시키고 조 지검장의 ‘수사 무마’ 의혹보다는 윤 전 팀장의 ‘보고 누락’ 부분을 강조했다. 수사팀이 감찰을 받을 경우 당장 수사·재판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신임 검찰총장 후보군에 이름이 오른 길 차장으로선 ‘윗선’의 분위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수사팀은 진실 규명을 위해 뛰고 있는데, 정작 선배들은 이를 감찰하겠다고 하니 앞으로 누가 소신있게 수사하겠나”라고 말했다.

김정필 김선식 기자 fermata@hani.co.kr

[시사게이트] 박근혜 ‘댓통령’ 만든 ‘댓글 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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