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개 ‘국정원 대선 개입 트위트 5만여건’ 보니
“ARS 전화 1통에 3000원” 박근혜 후보엔 후원금 모금 독려까지
“ARS 전화 1통에 3000원” 박근혜 후보엔 후원금 모금 독려까지
대통령 직속 정보기관 요원들이 쓰고 ‘퍼날랐다’고 믿기엔 낯 뜨거운 수준의 글들이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20일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지난해 대선 직전까지 3개월여에 걸쳐 작성·배포했다고 검찰이 밝힌 트위터 글들을 분석한 결과, 극도의 정치편향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대해선 “마음이 넓다”거나 “친근한 미소”를 가진 긍정적 인물로 묘사한 반면 문재인 민주당 후보에 대해선 그의 이름을 빗대 “문죄인”이라거나, “종북빨갱이” “매국노”라고 몰아세우며 비이성적인 ‘적개심’을 드러냈다. 박근혜 후보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위대한 대통령”으로 미화하며 그의 과오는 “5·16혁명은 그 시절의 관행”이라며 정당화했다. 하지만 문재인 후보와 대통령 후보 단일화를 추진한 안철수 당시 예비후보에게는 “박쥐새끼”라는 격한 말을 동원하며 거칠게 비방했다.
■ 박근혜 지지 글 국가정보원 심리전단이 지난해 대선 당시 트위터에 올린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 지지 글은 크게 △경력·배경 지지 △정책 홍보·지지 △후원금 모금 독려 △캠프 홍보글 리트위트(재전송) 등으로 나뉜다.
10월2일 재전송된 “박근혜가 신뢰받는 이유… 아버지 박정희때문도 있겠지만…. 저는 세종시발언에서 나온 그때의 그 짜릿한 국회발언이 컸다고 그때는 정말 왠만한 야당보다 더한 임팩트였죠… 그런 소신이 있으니 지금까지 온거고요”라는 글이나, 11월21일 직접 작성한 “편하게 살수도 있을텐데 오로지 국민과 나라를 위한 일념으로 개인의 모든걸 버리고 희생하는 박근혜 후보를 밀어주셔야 합니다R 박근혜 후보 악수통증 고백 ‘손 잡히기보단 잡는게 덜 아파’ http://t.co./Ja9NRoft”라는 글은 그의 경력이나 배경 등을 지지 근거로 내세운 대표적인 경우다. 11월30일엔 박근혜 캠프에서 만든 로고송을 올린 뒤 “무한 리트위트”를 부탁하기도 했다.
특히 국정원이 ‘사이버 심리전’만 한 게 아니라, 박근혜 캠프가 대선자금을 마련하는 데도 적극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받을 글들도 다수 확인됐다. 10월28일 리트위트한 “박근혜후보 후원 계좌안내 대선 승리로 가는 큰 힘이 됩니다. ARS후원전화(1통화에 3,000원) 060-700-2013 http://t.co/nmxgO0Jt”나, 같은 날 직접 쓴 “오늘도 기분좋게 5통화했어요~♬박근혜후보 후원계좌안내 대선승리로 가는 큰 힘이 됩니다. ARS후원전화(1통화에 3000원)060-700-2013 여러통화해도 됩니다.http://t.co/nmxgO0Jt”라는 글은 국정원이 후원금 모금을 적극 독려한 것이다.
박근혜 후보 지지
“국민과 나라 위한 일념으로
개인의 모든 걸 버리고 희생”
정책홍보 넘어 감정 호소까지
캠프 로고송 무한 RT 부탁도 야권 후보 비방
“문재인 부친이 인민군 장교?”
“노무현 사상최악의 매국노”
“안철수 남장여인 같다” 등
수준이하 저질 표현 수두룩 박정희 찬양
“박 아니었다면 공산화됐을 것
이름 석자만 들어도 가슴뛰어”
기득권층 논리 그대로 옮겨 ■ 문재인 비방 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비방한 글 가운데 가장 많은 내용은 ‘종북성’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11월6일엔 “종북 문재인이 당선되면 낮은연방제-적화통일(공산화)을 이루려고 할 것입니다. 자유월남이 적화통일되었을 때처럼 재산몰수, 자유.인권탄압, 학살되거나 정신수용소에 가거나 보트피플이 될 것입니다”라며 문 의원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를 베트남 패망에 비유하며 사유재산제 폐지를 언급하는 등 공포감을 조성했다. 11월23일엔 “문재인응 대북관은 종북을 넘어서 간첩수준이었다. 모든 국민들이 다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12월8일엔 “문재인 부친이 북괴 인민군 장교출신??? Http://t.co?HvHEcXLe”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올리기도 했다.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이 촉발시킨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엔엘엘 포기 발언 의혹’도 국정원의 공격 포인트 가운데 하나였다. 이들은 10월17일 “노무현-김정일 비공개 회담록 까라! 10.4. 공동선언에 명시되지 않은 정상 사이의 논의/합의를 담고 있기 때문. 우리가 아는 북이 주장하는 10.4.가 다르다. 노-김 회담을 준비한 총책이 문재인”이라는 글을 리트위트했다.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보수세력의 적대감을 문 후보와 연결하기 위해 그들의 죽음을 활용한 내용도 있다. 9월16일 직접 쓴 “문재인, 김대중, 노무현 죽음이 mb탓? 노환의 김대중과 수백억 뇌물혐의로 자살한 뇌물현의 죽음이 나랏님 탓? 노무현의 막말로 자살한 남상국 대우건설 사장에 대해선 한마디 언급도 없는 후안무치한 문죄인 같으니라고!”나 10월29일 리트위트한 “문재인이 참여정부에서의 업적은 세가지이다. 하나는 노통이 자살한 것” 등이 이런 범주의 글이다. ■ 박정희 찬양 글 박정희 전 대통령 관련 글은 유신독재와 인권유린 등 ‘부정적 기억’을 지우고, 경제개발 등 ‘업적’을 칭송하는 데 집중됐다. 9월2일 리트위트된 “박정희가 독재자라고? 우리도 한번 잘살아보세. 너도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가꾸세라며 새벽잠을 좀 일찍 깨웠다고 독재자라고 그러냐?”, 9월13일 리트위트된 “5~70년대를 살아본 우리 세대들은 박정희 이름 석자만 들어도 가슴이 뛴다. 초가지붕 걷어내오, 아궁이를 구공탄 온돌로 바꾸고, 굶주림의 무너뜨리는 대역사를 떠올리며 그분을 역사를 바꾼 인물로 기억할 것”(9월13일 리트위트) 등은 ‘업적’으로 유신독재를 정당화한 것들이다. 또 ‘박정희가 아니었다면 공산화됐을 것’이라거나 ‘박정희가 아니었다면 이런 성과는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는, 기득권층의 논리를 그대로 답습하는 글도 있었다. 9월19일 리트위트한 “박정희가 없었다면 우리는 오늘 김정은의 발아래 노예로 사는 인민이 되어있을 것이다”라거나, 11월20일 작성한 “박정희가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할때 빨갱이들과 야당은 반대를 했다, 자가용 가진 일부 재벌들의 전용도로를 만드냐고 반대를 했다, 그래도 박정희는 뜻을 굽히지 않고 추진을해서 오늘날의 경제대국을 이루었다”, 같은 날 작성한 “식목일, 한글날이라는 국경일을 만든사람도 박정희, 한문혼용을 금지한 사람도 박정희 http://T.co/iPMTKREw”라는 글이 대표적이다. “지당하신 말씀! 박정희는 위대한 수령이 아닙니다. 위대한 대통령이죠”(10월28일 리트위트), “박정희는 하버드대학교와 예일대학교에서 명예박사학위를 준다고 했는데도 거절한 위인”(11월20일 직접 작성)과 같은 ‘묻지마 찬양’도 눈에 띄었다. ■ 야권 비방 글 안철수 예비후보와 박원순 서울시장 등을 상대로 한 비방은 입에 담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매국노’로 규정하며 그와 문재인 후보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낸 글도 적지 않았다. 9월8일 작성한 “’목동 황태자‘ 안철수의 여자관계 의혹, BW, 딱지, 포스코 사외이사 등으로 더 이상 도망갈데가 없자 금태섭 송호창이 이틀간 머리 쥐어짜낸 결론이 결국 자폭하는 꼴이 되었다”라는 글, 9월21일 작성한 “‘삥 뜯기의 달인’ -박원숭… ‘야바리의 달인’ - 간찰스..한넘이 서울시장하고 다른 한넘이 대통령하면? 상식이 통하는 대한민국이 될런지도 모르겠따! 걍 이민가자...” 등의 글이 대표적이다. “제비는 배후에 기둥서방이 없잖아요. 법륜 박원순 같은… 또 안철수 아무래도 남장여인 같아요. 말투도 여자 하지만 잡아다가 바지 벗겨 볼 수도 없고”(9월24일)라는 글은 도대체 국가기관의 정보요원이 작성한 글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저열한 것이었다. 9월2일 재전송한 “대통령 아무나 하는 것 아닙니다 찰쓰나 재인이가 대통령 할 바에 차라리 개나 소를 시키세요 둘 보다는 나을 겁니다 진짜로요” 등의 글을 통해선 야권 후보들에 대한 ‘인격살인’도 서슴지 않았다. 조혜정 이승준 기자 zesty@hani.co.kr [시사게이트 #15] ‘국정원 게이트’ 닮아가는 ‘군인 댓글’ 사건
“국민과 나라 위한 일념으로
개인의 모든 걸 버리고 희생”
정책홍보 넘어 감정 호소까지
캠프 로고송 무한 RT 부탁도 야권 후보 비방
“문재인 부친이 인민군 장교?”
“노무현 사상최악의 매국노”
“안철수 남장여인 같다” 등
수준이하 저질 표현 수두룩 박정희 찬양
“박 아니었다면 공산화됐을 것
이름 석자만 들어도 가슴뛰어”
기득권층 논리 그대로 옮겨 ■ 문재인 비방 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비방한 글 가운데 가장 많은 내용은 ‘종북성’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11월6일엔 “종북 문재인이 당선되면 낮은연방제-적화통일(공산화)을 이루려고 할 것입니다. 자유월남이 적화통일되었을 때처럼 재산몰수, 자유.인권탄압, 학살되거나 정신수용소에 가거나 보트피플이 될 것입니다”라며 문 의원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를 베트남 패망에 비유하며 사유재산제 폐지를 언급하는 등 공포감을 조성했다. 11월23일엔 “문재인응 대북관은 종북을 넘어서 간첩수준이었다. 모든 국민들이 다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12월8일엔 “문재인 부친이 북괴 인민군 장교출신??? Http://t.co?HvHEcXLe”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올리기도 했다.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이 촉발시킨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엔엘엘 포기 발언 의혹’도 국정원의 공격 포인트 가운데 하나였다. 이들은 10월17일 “노무현-김정일 비공개 회담록 까라! 10.4. 공동선언에 명시되지 않은 정상 사이의 논의/합의를 담고 있기 때문. 우리가 아는 북이 주장하는 10.4.가 다르다. 노-김 회담을 준비한 총책이 문재인”이라는 글을 리트위트했다.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보수세력의 적대감을 문 후보와 연결하기 위해 그들의 죽음을 활용한 내용도 있다. 9월16일 직접 쓴 “문재인, 김대중, 노무현 죽음이 mb탓? 노환의 김대중과 수백억 뇌물혐의로 자살한 뇌물현의 죽음이 나랏님 탓? 노무현의 막말로 자살한 남상국 대우건설 사장에 대해선 한마디 언급도 없는 후안무치한 문죄인 같으니라고!”나 10월29일 리트위트한 “문재인이 참여정부에서의 업적은 세가지이다. 하나는 노통이 자살한 것” 등이 이런 범주의 글이다. ■ 박정희 찬양 글 박정희 전 대통령 관련 글은 유신독재와 인권유린 등 ‘부정적 기억’을 지우고, 경제개발 등 ‘업적’을 칭송하는 데 집중됐다. 9월2일 리트위트된 “박정희가 독재자라고? 우리도 한번 잘살아보세. 너도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가꾸세라며 새벽잠을 좀 일찍 깨웠다고 독재자라고 그러냐?”, 9월13일 리트위트된 “5~70년대를 살아본 우리 세대들은 박정희 이름 석자만 들어도 가슴이 뛴다. 초가지붕 걷어내오, 아궁이를 구공탄 온돌로 바꾸고, 굶주림의 무너뜨리는 대역사를 떠올리며 그분을 역사를 바꾼 인물로 기억할 것”(9월13일 리트위트) 등은 ‘업적’으로 유신독재를 정당화한 것들이다. 또 ‘박정희가 아니었다면 공산화됐을 것’이라거나 ‘박정희가 아니었다면 이런 성과는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는, 기득권층의 논리를 그대로 답습하는 글도 있었다. 9월19일 리트위트한 “박정희가 없었다면 우리는 오늘 김정은의 발아래 노예로 사는 인민이 되어있을 것이다”라거나, 11월20일 작성한 “박정희가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할때 빨갱이들과 야당은 반대를 했다, 자가용 가진 일부 재벌들의 전용도로를 만드냐고 반대를 했다, 그래도 박정희는 뜻을 굽히지 않고 추진을해서 오늘날의 경제대국을 이루었다”, 같은 날 작성한 “식목일, 한글날이라는 국경일을 만든사람도 박정희, 한문혼용을 금지한 사람도 박정희 http://T.co/iPMTKREw”라는 글이 대표적이다. “지당하신 말씀! 박정희는 위대한 수령이 아닙니다. 위대한 대통령이죠”(10월28일 리트위트), “박정희는 하버드대학교와 예일대학교에서 명예박사학위를 준다고 했는데도 거절한 위인”(11월20일 직접 작성)과 같은 ‘묻지마 찬양’도 눈에 띄었다. ■ 야권 비방 글 안철수 예비후보와 박원순 서울시장 등을 상대로 한 비방은 입에 담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매국노’로 규정하며 그와 문재인 후보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낸 글도 적지 않았다. 9월8일 작성한 “’목동 황태자‘ 안철수의 여자관계 의혹, BW, 딱지, 포스코 사외이사 등으로 더 이상 도망갈데가 없자 금태섭 송호창이 이틀간 머리 쥐어짜낸 결론이 결국 자폭하는 꼴이 되었다”라는 글, 9월21일 작성한 “‘삥 뜯기의 달인’ -박원숭… ‘야바리의 달인’ - 간찰스..한넘이 서울시장하고 다른 한넘이 대통령하면? 상식이 통하는 대한민국이 될런지도 모르겠따! 걍 이민가자...” 등의 글이 대표적이다. “제비는 배후에 기둥서방이 없잖아요. 법륜 박원순 같은… 또 안철수 아무래도 남장여인 같아요. 말투도 여자 하지만 잡아다가 바지 벗겨 볼 수도 없고”(9월24일)라는 글은 도대체 국가기관의 정보요원이 작성한 글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저열한 것이었다. 9월2일 재전송한 “대통령 아무나 하는 것 아닙니다 찰쓰나 재인이가 대통령 할 바에 차라리 개나 소를 시키세요 둘 보다는 나을 겁니다 진짜로요” 등의 글을 통해선 야권 후보들에 대한 ‘인격살인’도 서슴지 않았다. 조혜정 이승준 기자 zesty@hani.co.kr [시사게이트 #15] ‘국정원 게이트’ 닮아가는 ‘군인 댓글’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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