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투쟁’ 천호선 정의당 대표 경고
서울광장에서 노숙투쟁을 하는 사람은 김한길 민주당 대표만이 아니다. 김 대표가 20일 가까이 노숙투쟁을 하고 있는 천막의 ‘이웃’엔 정의당의 천막도 있다. 김 대표보다 먼저 국가정보원 개혁을 요구하며 노숙투쟁에 나서 13일로 23일째를 맞은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국정원 선거개입 수사를 지휘한 채동욱 검찰총장이 전격 사퇴하자 ‘분노와 실망’이 담긴 트위트를 날렸다.
천 대표는 트위터에 띄운 글에서 “국정원 선거개입의 진실을 밝힐 마지막 주자인 검찰도 결국 정권의 협박으로 무너졌다. 여야회동을 코앞에 두고 이런 일을 벌이니 그 결과 또한 뻔해 보인다”며 청와대의 여야 대표회담 제안 의도에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천 대표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3자 회담이 성사된 직후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진심을 가지고 야당과 대화하겠다는 태도가 아니라 ‘교묘한 술수 정치’ 같다. 우스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천 대표는 전날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께 드리는 공개서한’을 발표하고 “국정원 사건의 도의적·정치적 책임을 지고 해결을 약속해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그는 서한에서 “지금 국정원을 이대로 놔둔다면, 대통령은 괴물을 키우고 말 것이다. 차곡차곡 정권 주변의 정보를 모아 임기 말에는 대통령을 위협하려 할 것이다”라고 경고한 바 있다.
천 대표는 “월요일(16일) 회담 결과를 보고 천막투쟁의 지속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일반적인 전망처럼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앞으로 4년 반 박근혜 대통령 정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근본적인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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