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철주(54) 중소기업청장 내정자
중기청장 임명장 받는 날 전격 사의 발표
“회사와 주주 버리고 청장 택할 수 없었다”
청와대 당혹감 속 “곧 후임자 내정할 방침
“회사와 주주 버리고 청장 택할 수 없었다”
청와대 당혹감 속 “곧 후임자 내정할 방침
황철주(54) 중소기업청장 내정자가 자신의 회사인 주성엔지니어링 주식 처분에 대한 부담 때문에 18일 돌연 사퇴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중기청장 내정자로 지명한 지 사흘만으로, 황 내정자는 이날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을 예정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황 내정자의 사의를 수용했으며, 곧 후임자를 내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가 경제정책의 핵심과제로 내세운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 이행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던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황 내정자마저 중도 사퇴를 하면서 첫 인선이 어긋나게 돼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황 내정자는 이날 경기 광주 오포읍 주성엔지니어링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소기업청장을 맡기 위해선 회사의 주식을 백지신탁해야 했다. 회사와 주주를 버리고 청장을 택할 수 없어 사의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현행 ‘공직자 주식 백지신탁제도’에 따르면 4급 이상의 고위 공직자는 재임 기간중 공정성 시비를 막기 위해 본인이나 배우자, 직계존비속 등이 보유한 주식 가액의 합계가 3천만원 이상이면 주식을 매각하거나 처리 권한을 제3작에게 위임하는 백지신탁을 해야 한다. 황 내정자는 반도체 장비 전문기업인 주성엔지니어링의 지분을 25.5%(시가 약 700억원 상당) 보유하고 있다.
황 내정자는 1995년 주성엔지니어링을 설립해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사상 첫 최고경영자(CEO) 출신 중소기업청장으로 큰 관심을 끌었다. 국내 벤처 1세대이기도 한 황 내정자는 2010년부터 3년 동안 벤처기업회장을 맡아 왔고, 현재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으로 기업가정신 확산에 힘써왔다. 그는 지난 15일 중소기업청장에 내정된 뒤 앞으로의 포부와 관련해 “작금의 화두는 경제민주화와 창조경제”라며 “창조는 할 수 있다는 희망과 기회가 있을 때 가능하다. 중소기업인에게 희망을 주는 청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나 같은 부족한 사람이 중소기업청장이 됐다는 것을 청년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황 내정자는 또 반도체 장비 전문기업 경영자로서 삼성전자와 마찰을 빚어 화제를 낳은 바 있다. 벤처기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주성엔지니어링은 2000년대 초에 삼성 쪽과 거래를 하다가 끊겨서 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그 뒤로 해외 쪽으로 거래선을 개척해 만회했다”고 말했다. 황 내정자는 2010년 8월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직전에 발표된 삼성전자의 7대 상생협력 실천방안에 대해 “사급제도(협력사가 사용할 원자재를 삼성전자가 일괄 구매해 제공하는 제도)는 결국 협력업체들이 인건비만 따 먹으라는 얘기다. 중소기업이 망하는 길”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황 내정자의 사퇴와 관련해 중소기업중앙회는 “첫 민간기업 출신 중기청장으로서 수혜자 중심의 정책을 펼 것으로 기대했는데, 공직 규정에 따라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밝혔다.석진환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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