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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논문 원저자도 “안철수 표절 아니다”…‘묻지마 검증’ 비판

등록 2012-10-02 19:20수정 2012-10-02 21:49

전문가들 ‘MBC 보도’ 반박

학계 “방정식만 같지 기술내용 달라…표절주장은 억지”
안캠프 “뉴턴원리서 뉴턴저서 인용하지 않는 것과 같다”
안철수 대선 후보가 박사학위 논문을 표절한 의혹이 있다는 <문화방송>(MBC)의 1일 보도에 대해 안 후보 캠프가 2일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문화방송은 1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안 후보의 1991년 서울대 의학박사 학위논문과 1989년 같은 학과 서인석 교수의 의학박사 학위논문을 비교하면서 안 후보의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문화방송은 안 후보의 박사학위 논문 14쪽과 서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20쪽을 비교한 뒤, “인용 출처를 표기하지 않은 채 서 교수가 실험 결과를 설명하는 부분을 옮겨 쓰다시피 했다”고 보도했다. 또 서 교수 논문 22쪽과 안 후보 논문 17쪽을 비교하며 “볼츠만 곡선을 유도하는 설명에서 유도식을 서 교수 논문에서 복사 수준으로 베꼈다는 지적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안 후보 캠프의 금태섭 상황실장은 2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화방송 보도를 반박했다. 금 실장은 서울대 의과대학 생물학교실 이석호 주임교수의 말을 빌려 “자연현상의 해석에 뉴턴의 원리를 적용할 때마다 뉴턴의 저서를 인용하지 않듯 볼츠만의 원리를 적용할 때 인용문을 달지 않는 것이 관례”라며 “서로 다른 생물학적 현상에 같은 물리학적 원리를 적용한 것을 표절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의견을 소개했다.

안 후보와 서 교수의 논문을 보면, 문화방송이 의혹을 제기한 첫번째 부분에서 안 후보와 서 교수는 모두 ‘더블펄스 프로토콜’(double-pulse protocol)이라는 방법의 실험을 수행했다. 두번째 부분에선 196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호지킨과 헉슬리가 볼츠만의 통계분포를 응용해서 만든 모형을 적용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표절’로 볼 수 없다는 것이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었다. 고영규 고려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두 논문을 비교해 봤는데 볼츠만의 방정식은 19세기 때의 과학적 이론으로, 이런 경우 논문을 쓸 때 레퍼런스를 붙이지 않는다”며 “또 두 개의 논문은 방정식만 같지 기술한 내용은 완전히 다르다. 이걸 표절이라고 주장하는 건 억지”라고 말했다. 김건 세종대 물리학과 교수도 “구글에서 호지킨&헉슬리와 볼츠만이라고 치면 수많은 논문이 쏟아져 나온다”며 “이 공식을 사용했다고 해서 표절이라고 보는 건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방송이 안 후보가 베꼈다고 주장한 논문의 원저자인 서 교수도 이날 “표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방법을 똑같이 하는 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문화방송 보도에 표절 의혹을 뒷받침하는 전문가 지적이 빠져 있다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표절 관련 보도에서는 의혹을 제기하는 학술단체나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붙이는 게 통상적인 관례다. 이번 보도에서는 주관적인 표절 의혹 제기는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전문가나 관련 단체의 의견은 없다.

안 후보 캠프의 해명에 대한 보도를 두고서도 논란이 있다. 문화방송은 “(안 후보 캠프가) 후보와 논의해 입장을 내놓겠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안 후보 캠프 쪽은 “문화방송이 방송 1시간 전인 오후 8시께 관련 내용을 묻는 전화를 걸어와, 사실관계를 확인해 8시45분에 ‘표절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박했는데도 반박 내용은 빠지고 말하지 않은 내용이 캠프의 공식 답변인 것처럼 보도됐다”며 문화방송 쪽의 해명을 요구했다.

앞서 안 후보 캠프의 정연순·유민영 대변인은 보도 직후인 1일 밤 성명을 내 “보도 내용은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철저한 왜곡이고 캠프에 대한 취재 내용도 거짓”이라며 “엠비시와 해당 기자는 방송을 통해 공식 사과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안 후보 쪽이 이처럼 강한 대응에 나선 것은 안 후보를 향한 검증 공세가 사실관계를 무시한 채 무차별적으로 전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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