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제 18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친박이 친이 힘으로 눌러”
“성장해야 복지” 우향우
안상수 전 시장도 출마 뜻
“성장해야 복지” 우향우
안상수 전 시장도 출마 뜻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29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2002년에 이어 두번째 대선 출마선언이지만 새누리당 대선 후보 도전은 처음이다.
정몽준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업을 경영하고 외교 현장에서 뛰고, 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만들었던 경험을 살려 대한민국의 새 역사를 쓰겠다”며 “이를 위해 18대 대선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당내 대결에서 이겨야 하는 만큼, 출사표는 ‘반박근혜’에 초점을 맞췄다. 정 전 대표는 첫 과제로 ‘정치 개혁’을 꼽으며 “지역주의와 파벌정치를 없애겠다. 특정지역과 계파에 기대어 분열과 대립을 조장한 사람은 희망을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을 영남 기반의 친박계 ‘보스’로 놓고 비판한 것이다. 정 전 대표는 “친박이 친이를 힘으로 많이 누르고 내보내는 형편”이라며 “1인 지배체제를 확고히 해 당의 자생력이 없다. 당내 민주주의가 실종됐다”고 비판했다.
정 전 대표는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거듭 주장하며 “국민 참여와 관심을 거부하면서 국민의 지지를 받겠다는 생각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며 “박 위원장도 10년 전 민주당이 국민참여경선 하는데 우린 왜 안 하느냐며 탈당하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책 차별화도 강조했다. 더 ‘우향우’했다. 정 전 대표는 “경제가 성장해야 일자리가 늘고 복지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며 “사회안전망도 취약한데 새로운 복지정책을 나열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했다. 복지를 강조해 온 박 위원장을 겨냥한 것이다. 재벌 정책과 관련해서는 경제민주화, 대기업 책임 등을 좀더 부각하며 변화를 꾀해온 박 위원장과 달리 “대기업은 혜택을 받은 만큼 그에 걸맞은 책임도 지도록 하겠다”는 원칙론만 피력했다.
이날 기자회견엔 안효대·정양석 새누리당 의원이 참석했다. 이사철·신영수 의원 등이 낙선하고, 전여옥 의원은 탈당 뒤 낙선해 사실상 당내 ‘정몽준 계파’가 와해된 상태다.
정 전 대표는 최다선(7선) 의원으로 2002년 월드컵 흥행에 힘입어 강력한 대선 후보로 올라서기 시작했다. 그해 대선에서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야권 단일화에 합의했으나 투표 전날 저녁에 노무현 지지를 철회해 정국을 흔들었다. 2007년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며 한나라당에 입당한 뒤 당대표까지 역임한 정 전 대표는, 지난해 8월 2천억원 사재 출연과 그 다음달 출판기념회 등을 거치며 대선 행보를 가속화해왔다.
한 재선 의원은 “대중적 인지도는 좋은데, 2002년 이미지와 다른 새 이미지 구축이 쉽지 않고 (기업가 출신) 엠비와 겹치기도 한다”고 말한다. 정 전 대표는 이주부터 호남을 시작으로 민심탐방에 나선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도 이날 당 대선 경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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