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탈당 예고했다가
회견장 앞서 발길돌려
당 관계자들도 헷갈려
회견장 앞서 발길돌려
당 관계자들도 헷갈려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문대성 당선자(부산 사하갑)가 18일 오후 탈당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려다 갑자기 의사를 번복해 당 관계자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결국 당의 결정에 따라 윤리위에 회부돼 출당될 처지에 빠졌다.
이날 오후 2시 국회 기자회견장 앞까지 도착한 문 당선자는 갑자기 발길을 돌려 차에 탔다. 기자들이 쫓아가 이유를 묻자, 문 당선자는 “(탈당이 아니라) 논문 표절이 아니라는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다”며 “보도자료를 보냈다”고 답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박근혜 대표가 그렇게 (국민대 결정을 보고 결정한다고) 얘기했는데, 제가 새누리당과 박 대표에 반하는 행동을 해서 되겠느냐”며 “정세균 (민주당) 의원 논문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동아대 교수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기자들에게 먼저 전해졌던 문 당선자의 보도자료에는 “국민대의 심사 결과와 관계없이 교수직을 사임하여 이분(학교 관계자)들의 최소한의 명예는 지켜드리고자 한다. 또한 오늘 새누리당을 탈당하고자 한다”고 적혀있다. 하지만 최종 배포된 보도자료는 “선행연구 인용은 일반적인 것이며 불법이 아니다. 단지 인용 과정에서 다소 오류가 있었다. 운동과 병행하는 상황에서 세심함이 부족했다. 그렇다고 표절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내용으로 바뀌어 있었다.
당 관계자는 “어제만 해도 탈당해 당에 누를 안 끼치겠다고 했는데, 오늘 1시48분에 ‘지금은 탈당 시기가 아니고 국민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문자를 보냈다고 하더라.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국민대 쪽은 “(재심사) 시한을 정하진 않았다. 최대한 객관적이고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만 밝혔다.
문 당선자의 논문 표절 의혹은 2007년 국민대 박사학위 논문에서 시작했다. 이후 석사 논문(2003년)은 물론 동아대 교수로 임용된 이후 논문까지 모두 7편가량이 표절 내지 대필 시비에 휘말린 상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학술물에서 인용 표시 없이 6개 단어 이상의 연쇄 표현이 일치하거나 남의 표현 및 아이디어를 출처 표시 없이 쓸 경우 표절로 간주한다.
문 당선자 박사 논문(<12주간 PNF 운동이 태권도 선수들의 유연성 및 등속성 각근력에 미치는 영향>) 서론 3쪽의 절반이 명지대 박사학위를 받은 김아무개씨 논문과 외견상 일치한다. 연구 개요도 같다. 석사 논문은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의 경쟁상태 불안에 관한 연구>로 경희대 김아무개씨의 <태권도 선수들의 시합 전 경쟁상태 불안에 관한 연구>와 비교되고 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