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근 민주통합당 대표가 18일 낮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시민과의 대화’를 열어 한 시각장애인(앞줄 왼쪽)한테서 장애인 정책과 관련한 건의를 듣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거리 정치’ 시동…여의도공원에서 시민들 직접 만나
정봉주 전 의원 구명 묻자 “대통령에 사면 압박하겠다”
정봉주 전 의원 구명 묻자 “대통령에 사면 압박하겠다”
18일 정오께 서울 여의도공원 한켠에 선 문성근 민주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은 펜 뚜껑을 뽑아 입에 물고는 노란색 수첩에 꼼꼼히 질문을 받아적었다. 그가 마이크를 들고 나서자 모여든 200명 가량의 시민들에게 “민주당에 궁금하신 점이나 질책하고 싶은 점 있으면 허심탄회하게 말해달라”고 한 터였다.
벚꽃이 만개한 여의도에 봄나들이하러 온 시민들, 점심식사를 위해 잠깐 사무실을 나온 직장인들, 그리고 거리 행사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열혈 팬’들이 그에게 잇따라 질문을 던졌다. 문 대표는 성의껏 답했다.
올 12월 대선에서는 총선 때같은 ‘엠비(MB) 심판론’의 표어 대신 정책으로 승부할 순 없겠냐는 질문엔 “시민 여러분들이 (의원들을) 뽑아놓고 나몰라라 하지 말고,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꾸준히 얘기해달라”고 주문했다. 장애인 정책의 향배를 묻는 질문엔 민주당의 총선 공약이었던 ‘장애인기초급여 인상안’을 거론하며 “복지 확대를 위해선 재정 확보 방안이 필요하다. 국가 전체 재정상태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해 차분히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구명운동의 진행 여부를 묻는 질문엔 “관련법 개정을 시도하는 한편, 정치공세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정 전 의원을 사면하도록 압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을 선거구에서 투표함의 봉함 상태에 문제가 있었다는 데 대해서는 “정말 문제가 있었던 일이고, 적어도 서울 지역 선관위에서 그 부분은 책임을 져야 할 사안”이라며 “내일 (해당 지역 후보였던) 정동영 의원이 이 자리에 나와 더 자세히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 돌아보기, 대선 바라보기’라는 제목으로 1시간여 진행된 시민들과의 문답 행사는 문 대표 본인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문 대표는 “시민과 직접 대화하면서, 총선에서 민주당이 반성해야 할 부분과 대선을 향해 우리가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갖겠다”며 “앞으로 시민과의 이런 만남은 매일 하려고 한다. 주말엔 (지역구 활동을 위해) 부산에 가야하니 부산에서 하겠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문 대표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한편, 행사 직후 인근 잔디밭에서 이어진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문 대표는 낙선 뒤 계획을 묻는 질문에 “부산에서 지역구 활동을 계속하겠다. 부산 북구와 강서구가 문화 기반이 부족하다”며 “시민들을 위한 문화강좌 같은 걸 빠른 시일 안에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6월9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 대표에 도전할 것인지를 묻자, 문 대표는 “고민중”이라며 “그런 주문(선거 패배에 대한 전 지도부 책임론)이 있을 수 있지만, 정당개혁도 정말 해야 한다”며 “새로운 당 구조의 구상 자체를 내가 했다. 누구보다 고민을 오래 해왔기 때문에…(역할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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