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쨰 워크숍 ‘대변해야 할 소외된…’에서 ‘경청해야 할 소중한…’으로 급변경
“우리를 소외된 이들이라고 보는 시각부터가 문제 아니냐” 등의 문제제기 때문에
“우리를 소외된 이들이라고 보는 시각부터가 문제 아니냐” 등의 문제제기 때문에
한나라당 비상대책위 산하 인재영입위(조동성 위원장)가 비례대표 후보로 각 직능별 대표보다 드러나지 않은 실무형을 우선 대상으로 설정하고 영입에 나서고 있다.
조동성 위원장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영입 대상의 자질로 공감, 역량 두 가지가 중요한데 둘 중에 하나만 있다면 차라리 공감이 더 중요하다”며 “현실적으로는 엔지오 분들과 같은 이들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직능의 비례대표 후보도 영입할 계획이다. 조 위원장은 “(시민단체 경우) 좌우의 구분이 중요하지 않다”며 “참여연대 같은 곳도 찾아갈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괜찮은 엔지오는 정치 활동에 부정적이지 않냐’는 질문에, 조 위원장은 “그렇다. ‘창조적 파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치활동을 시민단체 활동의 연장으로 간주할 수 있는 논리로 설득하겠다는 뜻이다.
조 위원장은 앞서“국민에게 중요한 삶의 터전인 직업을 기준으로 직능별로 인재를 모시는 전통적인 관행도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비례대표도 이런 전통적인 방식으로 75%를 공천하고 나머지 25%는 자영업자, 실업자, 경력단절 여성 등을 대변할 수 있는 분들을 영입해야 한다”며 “우리 눈에 노출되지 않으면서도 현장 경험을 가진 분들을 추천받으려 한다”고 비례대표 후보 영입에 관한 큰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해당 조건에 부합되는 후보군을 찾는데 어려움이 적지 않은 듯하다. 일단 한나라당에 대한 당 외부의 반감이 적지 않다. 인재영입위는 지난 10일 두 번째 워크숍을 열었다. ‘(한나라당이 경청해야 할) 소중한 대한민국 국민의 목소리’를 주제로, 20대 대학생, 30대 청년 실업자, 경력단절 주부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당초 주제는 ‘(한나라당이 대변해야 할) 소외된 국민의 목소리’였다. 이에 참석자들의 항의가 있었다고 한다. “누가 우리를 한나라당이 대변해달라고 했느냐” “우리를 소외된 이들이라고 보는 시각부터가 문제 아니냐”는 것이다. 조 위원장은 “그런 문제제기가 있어 ‘대변’을 ‘경청’으로, ‘소외된’을 ‘소중한’으로 프로젝트 상에서 바로 정정했다”며“당의 입장에서만 밖을 바라본 오만함이 있었다는 걸 느꼈고, 또 배웠다”고 말했다.
후보군의 자격 검증도 어렵다. 주변에 인물평가를 시도하자마자 외부에 알려질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조 위원장은 “후보군을 그대로 제출하면 당 사무처 심사팀에서 걸러야 하고, 중앙당 차원에서 실질적인 영입도 담당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인재 영입은 중요한 실험”이라고 말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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