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부위원장의 친모인 고영희
할머니 김정숙은 ‘생일 94주년’ 맞아 대대적으로 홍보
일 언론 “재일동포 고영희는 ‘신격화 걸림돌’…기밀 지정”
일 언론 “재일동포 고영희는 ‘신격화 걸림돌’…기밀 지정”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의 우상화 과정에서, 김 부위원장의 조모와 생모가 엇갈린 운명에 놓여 있다.
북한은 조문 기간인 24일 김 부위원장의 조모인 김정숙의 94번째 생일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세습 체제의 정당성을 부각하고 나섰다.
<조선중앙통신>은 “24일은 김정숙 동지의 생일 94주년”이라며 “이날은 태양절(김일성 생일), 2월 명절(김정일 생일)과 함께 인민의 마음속에 소중히 간직된 가장 경사스러운 민족적 명절”이라고 밝혔다. 통신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백두혈통’을 통해 ‘주체혁명 위업’을 잇고, 완성하자는 논리를 폈다.
백두혈통은 백두산 정기를 이어갈 세습자를 이르는 말로, 김일성, 김정숙, 김정일, 김정은만이 ‘백두위인’으로 불린다.
반면 김 부위원장의 친모인 고영희는 재일동포란 사실 때문에 신격화 작업에서 ‘골칫거리’가 된 상태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24일 “조선노동당 핵심부가 김정은의 생모 고영희가 재일한국인이었다는 사실이 김정은 신격화에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해 이를 ‘최고기밀’로 지정했다”고 보도했다.
<산케이신문>은 일본내의 반북한 비정부단체가 북한 노동당 핵심부에서 이런 내부정보를 입수했다면서 “북한이 김정은의 생모가 일본에서 출생했다는 사실을 잘 아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의 존재를 위험시해 관계 재정비를 검토하고 있어, 총련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게 됐다”고 전했다.
고영희는 1960년대 북송된 재일동포로 2002년 조선인민군출판사에서 ‘존경하는 어머님’으로 표현하는 등 21세기 초반 우상화가 시도되었으나, 2004년 5월 프랑스에서 암 투병 중 사망한 이후 중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인택 기자, 도쿄/정남구 특파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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