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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홍준표 “신문 보기 겁나” 악재의 연속

등록 2011-12-09 19:06수정 2011-12-09 22:34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운데)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대표직 사퇴 발표를 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운데)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대표직 사퇴 발표를 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홍준표 대표 사퇴까지
무상급식 투표부터 ‘디도스’까지
“사실상 이겨” 발언 등 대응 미숙
당 쇄신 못하고 ‘불명예 퇴진’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당 쇄신풍에 밀려 결국 ‘불명예’ 퇴진했다. 지난 7월4일 전당대회에서 전체 유효투표수의 36.7% 지지를 받아 대표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지 다섯달 남짓 만이다. 길지 않은 기간 동안, 그 스스로 “신문을 보기 겁날 정도”라 할 만큼 한나라당은 악재의 연속이었다.

홍 대표는 9일 오후 3시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일부에서 (저를) 쇄신의 대상으로 지목하는 것을 보고 참으로 마음이 아팠다”며 “집권여당 대표로 혼란을 막고자 당을 쇄신하고 내부 정리를 한 후에 사퇴하고자 했던 저의 뜻도 기득권 지키기로 매도되는 것을 보고 더 이상 자리에 있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고 대표직 사퇴 뜻을 밝혔다.

그는 전날 공천개혁·재창당 계획안을 발표한 뒤 “당 대표로 있는 동안 이 쇄신 작업에 매진하겠다”며 당내 퇴진 압박에 맞섰으나, 이는 오히려 퇴진을 재촉하는 역풍을 불렀다. 당내 최대 지분을 지닌 박근혜 전 대표가 그에게 등돌린 기류가 확산된 게 결정적이었다. 홍 대표 쪽은 “박 전 대표한테 직접 받은 메시지는 없었다”며 “바람을 봐야 바람이 있는 줄 아나. 홍 대표 역할이 필요하다고 (박 전 대표가) 언론에 한마디만 해도 됐을 텐데, 그게 없다는 것이 뭘 뜻하겠느냐”고 말했다.

당 서민정책특별위원장, 원내대표를 역임했던 홍 대표는 지난 7월 전당대회에서 서민정책 추진, 당 우위의 당-청 관계 등 당 쇄신을 다짐했다. 이후 내곡동 사저 계획 철회, 추가감세 철회, 민생예산 반영 등의 문제를 직접 대통령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남북관계 기조 변화를 꾀하며 한나라당 대표로선 처음 북쪽 개성공단을 방문하기도 했다.

‘홍준표호’가 침몰한 계기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까지 거슬러간다. 주민투표 패배→오세훈 시장직 사퇴→안철수 정치권 등장→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박근혜 대세론 붕괴로 악재가 파도처럼 밀려든 상황에서 ‘디도스 악재’가 결정타를 쳤다. 국면마다 “사실상 이긴 것이다”(무상급식 투표) “이긴 것도 진 것도 아니다”(10·26 재보선) “의원실에서 한 일로, 내가 왈가왈부할 게 아니다”(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라고 말하는 등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대응으로 홍 대표 자신이 ‘화’를 키우기도 했다. 여기자 폭언 사건, 여대생 비하 발언 등도 홍 대표를 조금씩 벼랑으로 내밀었다.

홍 대표는 8일 저녁 기자들에게 “당 대표가 됐을 때 무상급식 투표 판은 이미 벌어졌고, 오세훈 시장 사퇴도 그렇게 막았으나 안 됐다. 내가 부정부패를 저질렀나. 사태 수습하느라 정말 쇄신정책 하나 펼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나만큼 서민입법 발의를 많이 한 사람이 있느냐. 그런데 날 쇄신 대상으로 몬다”며 “저 문(대표실)을 나가면, 내 발로 직접 나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하루 만에 직을 버렸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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