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딸 전과·안철수 임용
서울대 자료거부 문제삼아
서울대 자료거부 문제삼아
서울대가 무소속 강용석(42) 의원의 ‘묻지마 의혹 제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강 의원은 지난 10·26 재보궐선거 운동 기간 중에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딸이 서울대 미대에서 법대로 부정 전과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이와 관련해 지난 10월28일 서울대 쪽에 박원순 시장 딸의 입학관련 자료를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거부당했다. 강 의원은 지난달 중순께 김홍종 교무처장에게 다시 자료를 요청했는데 또 거부당하자, 급기야 김 처장을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달 21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서울대 본부 고위 관계자는 “강 의원이 자료 요청을 거절 당하자 오연천 서울대 총장에게도 전화를 걸어, 오 총장이 불편해 했다”고 전했다. 강 의원은 또 안철수·김미경 부부의 서울대 교수 특혜 임용 의혹도 제기하고, 김 교수의 강의시간과 호봉산정 등을 문제삼았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을 가르친 적이 있다는 법대의 한 교수는 “보직 교수를 고발했다니 할 말이 없다”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일부 교수들은 “왜 강용석을 졸업시켰냐”는 자조섞인 목소리로 한탄하기도 했다. 서울대 한 보직 교수는 “강 의원이 국회의원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며 “다음 총선에 무소속으로 나오려고 노이즈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으로 재판을 받고있는 강 의원이 자신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아나운서들의 주소를 인터넷에 공개해 아나운서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강 의원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블로그에 한국아나운서연합회가 강 의원을 상대로 낸 위자료 지급 청구소송과 여자 아나운서 100명이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판결문을 올렸다. 그런데 문제는 강 의원이 공개한 이 판결문에 원고인 여성 아나운서 100명의 주소가 담겼다는 점이다. 한 아나운서는 “강 의원이 번지·동·호수까지 주소를 공개해 공포감을 느낀 동료들이 많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강 의원의 블로그에 판결문이 올라온 지 10여분이 지나 주소가 적힌 부분은 삭제됐지만 이미 많은 누리꾼들이 이 자료를 퍼나른 뒤였다. 아나운서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주소 공개 사태에 대해선 강 의원을 상대로 추가적인 법적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충신 김외현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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