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날치기 주범” 야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4년 만에 처음으로 대학을 찾아 특강을 했다. ‘20대 끌어안기’와 함께 대선 행보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박 전 대표는 23일 대전대학교 혜화문화관을 찾아 대학등록금과 지방대학 문제, 청년 실업 등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전날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강행 처리 과정에 참여한 것을 비판하며 손팻말을 흔드는 학생들과 마주치기도 했지만 ‘형식’을 고민한 흔적이 짙었다. 박 전 대표의 활동 모습이 담긴 동영상으로 시작한 강연은 ‘내 마음속의 사진’이라는 강연 제목에 맞게 남산타워의 자물쇠, 잎 많은 가지와 앙상한 가지가 나뉜 나무 등 5개의 독특한 사진을 무대 화면에 차례로 띄우고 사진 설명을 하면서 자신의 철학과 정책을 소개하는 이채로운 방식이었다.
박 전 대표는 이어진 문답에서 특유의 ‘썰렁 개그’를 하고, 대학교 때 사진을 보여주는 등 부드러운 분위기로 이끌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연예인은 장동건씨를 좋아했는데 결혼했죠? 지금은 끝난 <개그콘서트> ‘달인’ 코너의 김병만씨에게 감동 받는다”고 말했다. “사랑해보셨느냐”는 질문에는 “그럼요. 사랑을 안 해봤다고 하면 그게 인간이겠습니까?”라고 답했다.
박 전 대표는 대학등록금과 지방대 차별 등 교육 문제를 강조했다. 그는 “학자금 대출 부담이 없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학자금 대출 금리를 제로에 가깝게 하고, 장기 분할로 갚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젊은 세대에 무관심했던 것에 대한 반성도 했다. 박 전 대표는 대전대 특강 전 한남대학교 총학생회 기자간담회에서 2040세대가 한나라당에 등을 돌렸다는 지적이 나오자 “그동안 부족한 게 많았기 때문에 벌 받은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반성하고 신뢰와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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