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여당이 22일 국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기습적으로 처리할 당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화장실에서 화장을 고치고 있었다는 논란과 관련해, 처음으로 문제를 제기했던 김진애 민주당 의원이 “내 눈으로 똑똑히 봤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김진애 의원은 23일 <한겨레>와 만나 “화장실에서 단둘이 있을 때 (박 전 대표가 화장하는 모습을) 봤다”며 “화장실이 무슨 사무실도 아니고 거기서 무슨 메모를 하겠느냐”고 말했다. 김 의원은 “어제(22일) 한미 에프티에이 비준안 등이 처리되는 동안 모두 다섯차례 박 전 대표를 만났다”며 “각각의 만남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트위터를 통해 자세히 알리겠다”고 예고했다.
비준안 처리 당시 최루탄이 터지는 등의 상황이 벌어지는 가운데 국회 본회의장에 있던 김진애 의원은 트위터에 “와중에 여자화장실에 갔더니 박근혜 의원 화장 고치고 계시더군요! 헐!”이라는 글을 올렸다. 한-미 에프티에이 비준안 처리 문제로 여야가 대치를 벌이는 국회 본회의장 상황을 전하면서 올린 글이었다.
그러자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는 22일 국회 본회의장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본회의장 안에 있는 여자 화장실 세면대 앞 한쪽에 앉아 정리해야 할 사안이 있어 볼펜과 종이를 꺼내 메모를 했다”며 “김진애 의원의 거짓말은 비열하고 악랄한 험담이다. 취소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 격인 이학재 의원도 트위터에 즉각 글을 올려 “(박 전 대표는) 메모를 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김 의원의 주장을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하는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진애 의원은 “정말로 박 전 대표가 화장을 하고 있지 않았고 내가 한 말이 틀렸다면, 박근혜 전 대표가 직접 해명하면 되지 않느냐”며 “대단한 일도 아닌데 이정현 의원까지 나서는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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