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욱-권영진 불참, 황영철 반대
김성식-정태근-신성범 기권
남결필-권영세-김성태 등 찬성
김성식-정태근-신성범 기권
남결필-권영세-김성태 등 찬성
“의원총회 때 예산 관련 발언만 하던 중에 갑자기 본회의장에 입장하라고 했다. 대부분 의원이 (무슨 뜻인지) 감을 잡았고, 난 동의할 수 없어서 바로 의총장을 나왔다.”(홍정욱 의원)
“본회의에 들어갔다가 최루탄이 터지고 싸움판이 되려고 해서 나왔다. 양심에 따라 표결에 참석할 수 없었다.”(권영진 의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기습적으로 직권상정 처리된 22일, 당내 협상파 가운데 두 의원만 자의로 표결 참여를 거부했다. 홍 의원은 “(이런 처리 방식은) 정말 아니다. 쇄신의 여지가 너무 안타깝다”고 했고, 권 의원은 “국민에 대한 도리로 거부한 건데, 그것도 비판한다면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나머지 협상파 의원들 가운데 김성식, 정태근, 신성범 의원도 표결에 참여했지만 기권했다. 황영철 의원(강원 홍천·횡성)만 반대표를 던졌다. 협상파는 지난해 말 결성한 ‘국회바로세우기모임’과 당 쇄신작업의 일환으로 정치문화 개선을 위해 여야 타협에 주력해온 의원들, 황우여 원내대표,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 등 20여명이다.
이들은 한-미 에프티에이 비준안의 물리적 처리에 반대하며 당내 강경파를 설득하는 구실을 해왔으나, 이날 강행처리로 그간의 노력이 사실상 물거품이 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준안 처리 뒤 남경필 위원장은 “도저히 합의처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고, 권영세 의원은 “약속을 어기진 않았지만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성태 의원은 “적법하게 표결처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준안 처리 뒤 남 위원장과 임해규·정태근·김성식·김세연·주광덕·황영철 의원 등 일부 협상파는 따로 모여 안타까움을 나눴다. 남 위원장은 “민주당 협상파 의원에게 미안하다. 위원장 거취까지 포함해 모든 것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날로 10일째 본회의장 앞에서 농성을 해온 정태근 의원은 “저희 노력이 최선이었나 깊이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의회주의를 살리는 길은 18대 국회에서는 어려운 일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로 단식을 끝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