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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 대통령 ‘FTA비준 대치’ 국회방문

등록 2011-11-15 22:35

MB “초당적인 애국심 발휘를”
홍준표 “잘 처리됐으면 좋겠다”
손학규 “민주당 입장 변함없다”
여야 지도부는 15일 오후 3시 국회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을 함께 맞이했다. 국회 본관 3층 접견실에서 진행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만남은 예상보다 긴 1시간20분가량 이어졌다. 이 자리엔 박희태 국회의장과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와 황우여 원내대표,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김진표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 쪽에서는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김효재 정무수석 등이, 정부 쪽에서는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배석했다.

다음은 주요 대화 내용이다.

박희태 국회의장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속시원하게 합의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해 대통령에게 죄송하다.

이명박 대통령 원내 지도부가 이렇게 모여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돼 고맙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길을 닦는 심정으로 하고 있다. 세계 모든 나라가 경쟁하는 속에서 조바심을 갖고 있다. 오늘은 초당적으로 애국심을 발휘했으면 좋겠다.

홍준표 대표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잘 처리됐으면 좋겠다. 고맙다.

손학규 대표 여러가지 우여곡절 속에서 대통령이 오신다고 하면 잔치가 돼야 하는데 오늘 분위기가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 굳이 오신다고 하는데 안 나올 수가 없었지만 실제 마음은 착잡하다.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하는 게 야당에 대한 압박,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을 일방 처리하기 위한 순서 밟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양국 사이의 이익 균형을 맞추는 ‘10+2안’과 투자자-국가 소송제(ISD)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이 대통령 손 대표가 야당 입장을 곤란하게 한다고 했지만 다른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나는 정치적이지 못하다. 정직한 대통령으로 남으려 한다. 그런 말은 나한테 안 맞다. 투자자-국가 소송제는 노무현 대통령 때도 이미 논란이 됐던 문제로 다 통과된 사안이다. 다 된 문제를 민주당에서 왜 자꾸 문제 삼는지 모르겠다.

김진표 원내대표 본인도 장관 하고 수석도 했지만, 청와대는 아무래도 관료로부터 달콤한 얘기를 듣다 보면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 대통령 (미국 대통령과 만나 이 문제를 얘기했는지에 대해) 정상들 간에 논의된 사안은 얘기할 수 없다. 그런 얘기를 했다, 안 했다 얘기하는 것 자체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국회가 비준을 해주고, 이런 것으로 정부에 권유해 달라. 그러면 비준이 이뤄지고 3개월 안에 미국에 재협상을 요구하겠다. 미국이 응하지 않으면, 책임지고 응하도록 하겠다.

손 대표 한-미 자유무역협정에서 최소한 투자자-국가 소송제는 폐지돼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다. 다만, 민주당은 대통령의 새로운 제안이 있었으니 이 제안을 당내에 전달하겠다.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은 대통령의 국회 방문이 끝난 뒤 청와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통령의 발언은) 우리 정부가 그동안 얘기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며 “대통령이 직접, 대통령의 말씀으로 국회 지도부에 공식적으로 언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 수석은 “협정 조항을 보면 비준 뒤 90일 안에 구체적으로 투자자-국가 소송제 조항이라고 못박지 않았지만, 투자 서비스 관련 내용 가운데 일방이 재협상을 요구하면 상대방이 응하도록 돼 있다”며 “이런 내용을 대통령의 말씀으로 책임지고 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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