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범국민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한-미 협정을 반대하는 내용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지난 주말 5천명 촛불집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를 촉구하는 집회가 주말 서울 도심에서 이어졌다. ‘한-미 에프티에이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5일 저녁 7시 중구 대한문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어 “이 협정의 본질은 미국식 법과 제도를 한국에 이식하는 것”이라며 “세계 금융위기로 금융산업의 미국식 자유화가 파국적 위기를 불러왔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밝혔다.
5000여명(경찰 추산 2000명)의 시민들이 모인 문화제에는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김영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명진 스님 등 정치권·노동계·종교계의 다양한 인사들이 참여해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유시민 대표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미국식 신자유주의 파산이 명백해졌기 때문에 (2007년 노무현 대통령 당시) 원안이라도 체결해서는 안 된다”며 “소신을 바꿨다고 욕을 먹더라도 반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국회에 와 있는 협정안은 미국산 쇠고기 문제와 자동차 문제 두 가지만 봐도 참여정부의 협정안과 다르다”며 “지금이라도 폐기하고 재논의에 들어가는 것이 국익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자신이 찬성에서 반대로 입장을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6일 같은 장소에서 시민 100여명이 모인 촛불문화제에서 천정배 민주당 의원은 “2006년 법무부 장관 시절 투자자-국가 소송제도(ISD)가 우리 주권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고받은 뒤 에프티에이의 심각성을 깨닫고 반대해왔다”며 “이번에는 한-미 에프티에이 비준을 꼭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범국본은 10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9일과 10일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승준 김지훈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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