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실력저지 맞서…외통위 위원장석 싸고 대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2일 오후 2시 10분께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외통위)에 기습 상정됐다. 오후 5시 30분 현재 여야 의원들이 외통위 위원장석을 놓고 대치중에 있다. 남 위원장은 “일단 오늘은 한·미FTA 비준안을 외통위에서 처리하지 않는다”는 여야 원내대표의 합의를 강조하면서 전체회의장 점거 해제시 회의를 산회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야당 의원들은 “믿을 수 없다. 먼저 산회를 선언하라”며 남 위원장 자리 주변을 떠나지 않고 있다.
이날 국회 외통위에서는 여야간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하루 종일 회의 파행이 거듭 됐다. 오전 11시께 한나라당 의원들이 외통위 회의 개최를 위해 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면서 야당 보좌진들과 국회 경위들 사이에 20여분간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야당 의원들은 이곳에서 비준안 기습처리에 대비해 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원하는 게 뭐냐? 비켜달라. 오늘은 외통위 예산만 처리하겠다”고 얘기했으나 자리를 지키고 있던 김영록 민주당 의원은 “오늘 비준안 처리 안한다고 여야 간사가 합의해달라”며 맞섰다.
야당 의원들이 실력저지 하면서 외통위 회의는 낮 12시께 원래 회의장이 아닌 소회의실에서 시작됐다. 소회의실에서는 여야 외통위 의원들과 외교통상부 장관 등이 모인 가운데 예산안을 심의했다. 이 때 여야 간사는 “외통위 회의실 문을 열고 잠시 정회했다가 전체 회의실에서 FTA 비준안을 논의하고, 논의와 처리는 별개로 한다”고 합의했다.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원활한 회의 개최를 위해 질서유지권을 발동했다.
외통위에서 한미FTA 비준동의안이 기습처리 될 가능성이 알려지자 트위터 등에서 누리꾼들은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가 트위터에서 “‘한미 FTA, ISD 날치기’를 포탈 검색어 1위로 만들어 달라”고 호소하자 많은 누리꾼들은 이 글을 계속 퍼나르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날치기시 불출마 하겠다고 약속한 한나라당 의원 명단’을 유포하며 기습처리 가능성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디지털뉴스부 digitalne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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