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위원장
당내비판 쏟아지자 “결단” 밝혀
국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소관 상임위인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남경필 위원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나라당 최고위원인 남 위원장은 지난해 말 황우여 원내대표 등 의원 21명과 함께 ‘국회바로세우기’ 모임을 결성해 “의원직을 걸고 물리력에 의한 의사진행에 동참하지 않겠다. 이를 지키지 못할 때에는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남 위원장은 사석에서 “안철수 현상은 정치권에 대한 혐오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며 “여야가 에프티에이를 물리적 충돌 없이 처리한다면 앞으로도 국회에서 몸싸움이 사라지고 정치권의 신뢰도 회복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평화적 에프티에이 비준안 처리가’ 정치 복원을 위한 전환점이 될 거라는 소신이다.
남 위원장은 실제로 비준안과 관련해 여야정협의체, 국회 끝장토론, 원내대표간 회동 등 무수한 토론과 협상을 이끌며 ‘충돌’을 막아왔다. 당 안팎에서 적잖은 호평도 받았다.
하지만 여야 합의 처리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당 안에서는 “언제까지 스타일 고집하며 끌려다니기만 할 거냐”는 비판이, 당 바깥 보수층에서는 “집권 여당이 뭐 하고 있냐”는 압박이 그에게 가해지고 있다.
이 때문인지 그의 발언 수위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는 1일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합의문’을 작성했던 지난달 30일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가리키며 “그날 있었던 말과 약속을 알게 되면 정말 국민이 분노로 폭발할 것”이라며 “이젠 (비준안 처리를) 놓고만 있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근엔 “민주당이 끝까지 몸으로 막는다면 정치생명을 걸고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비겁하게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 그가 시험대에 섰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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