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출구조사’ 살펴보니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를 각각 지원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중 안 원장이 유권자들에게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조사됐다.
<와이티엔>(YTN)이 투표 당일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박원순 후보를 찍었다는 응답자 가운데 “안철수 원장이 박원순 후보를 지지해서 찍었다”는 응답이 28.6%에 이르렀다. 반면, 나경원 후보를 찍었다는 응답자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가 나경원 후보를 지지해서 찍었다”는 응답은 19.4%였다. 산술적으로만 따지면,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영향력 측면에서 안 원장이 박 전 대표보다 9.2%포인트 높은 셈이다.
이런 조사결과를 두고 전문가들은 박 전 대표는 ‘집토끼’를, 안 원장은 ‘산토끼’를 잡는데 유효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김민전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 전 대표의 경우 한나라당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외연 확대는 잘 되지 않았다”며 “이에 비해 안 원장은 그동안 정당을 지지하지 않던 중도·무당파에 미치는 영향이 컸고, 결국 안 원장 때문에 박원순 후보를 지지한 중도·무당파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 전 대표는 전통적인 한나라당 지지층 결집에, 안 원장은 야권의 외연을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는 얘기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박 대표 때문에 나 후보를 찍었다는 숫자엔 친박계 의원들의 영향력도 반영돼있을 것”이라며 “다만 이번에 나타난 이 차이가 특정인에 대한 결집도와 충성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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