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방문 “책임정치 되려면 정당 없이는 불가능”
선거유세중 기록한 ‘민심 수첩’ 전달…“약속 믿는다”
선거유세중 기록한 ‘민심 수첩’ 전달…“약속 믿는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를 하루 앞둔 25일 나경원 후보의 선거 사무실을 지지 방문했다. 자신이 유세를 다니며 기록한 이른바 ‘정책 수첩’을 나 후보에게 건네기도 했다. 전날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 사무실을 찾아 박 후보에게 편지를 건넨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행보와 대비된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의 나 후보 선거사무실을 방문해 “책임있는 정치, 정책이 성과로 이어지는 정치가 되려면 정당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정치권이 거듭나서 민주주의 정당정치가 확실하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에서도 (나 후보가) 꼭 당선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가 본분을 다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정치권이 많은 반성을 해야 한다”면서도 “정당정치는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중요한 뿌리”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가 이날 나 후보에게 전한 ‘정책 수첩’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3일부터 들어온 서울 시민들의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 박 전 대표는 정책 건의 11건을 언제, 어떤 자리에서 들었는지와 함께 현장의 요구 사항을 담아 모두 5장에 걸쳐 일목요연하게 적었다. 이 수첩에는 출퇴근시간 버스 전용차로의 실용성 개선, 공공 보육시설 확충 문제, 맞벌이 가정의 육아 문제 등과 함께 ‘직장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제도 마련’, ‘노숙인의 교육·주거·의료에 대한 복합 지원 시스템 필요’, 재건축에 대해 시민의 반대의견이 반영되지 않음’ 등의 현장 목소리를 기록했다. 박 전 대표는 “(이를) 시정에 반영해주시고, 그 약속을 꼭 지켜줄 거라 믿는다”며 나 후보를 격려했고, 나 후보는 “감사하다.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게 약속 지키고, 책임 지키는 정치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박 전 대표의 나 후보 사무실 방문 일정은 지난 23일 알려진 바 있다. 친박계 쪽은 “그때 시정과 관련한 내용도 전달하기로 했었다”고 강조했다. 안 원장을 따라 한 게 아니라 24일 안철수 원장의 박원순 후보 지지 방식이 드러나기 이전에 계획하고 알린 대로 실행했다는 얘기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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