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박원순 후보 주택 정책 비교
서울시장 후보 정책검증 ① 주택정책
“투기심화 부작용 모두가 다 아는데”
“개발과 환경 접목 기본철학의 부족”
“투기심화 부작용 모두가 다 아는데”
“개발과 환경 접목 기본철학의 부족”
“모든 집이 웃을 수 있는 가가호호 프로젝트” vs “집 걱정 없는 서울, 희망둥지 프로젝트”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와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 후보의 주택 공약들이다. 슬로건으로만 보면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주택 개발’ 논리에서 비교적 뚜렷한 대비를 보인다.
나 후보의 주택 정책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비강남권 지역 재건축 연한 완화’ 정책이다. 나 후보는 강남북 균형발전 프로젝트 가운데 첫번째로 노원, 도봉, 강서, 구로 등 비강남권 지역의 1985~1991년 사이에 준공된 아파트를 대상으로 재건축연한을 완화하는 방안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나 후보는 이 정책을 발표하며 “80년대 지어진 아파트가 많은 노원, 도봉 쪽은 40년이 있어야 재건축할 수 있다는 규제 때문에 녹물이 나오는 등 주민들의 삶이 불편한 곳이 많다”며 “쓸데없는 숫자 때문에 주민들의 삶을 불편하게 하는 것을 풀어주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재개발·재건축의 시기를 조절하는 등 과속개발을 방지하고, 순환정비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정책을 내놓았다. 개발을 할 경우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주민의견을 조사, 우선순위 결정을 통한 공공지원 확대, 세입자 보호 등을 연계한 재정비사업의 공공성 확대 등이 골자다. 박 후보는 “서울시장의 권한으로 (주택 개발) 속도 조절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주택의 멸실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나 후보의 ‘주택 개발’이 자칫 주거 부담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런 개발 정책은 사실상 부동산 투기와 주거 부담을 더 심화시킬 수 있는 정책”이라며 “재건축을 하게 되면 그 지역에서 거주하는 원주민들은 결국 추방된다는 것을 서울시민들이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실패한 정책을 비강남권으로 확대하는 대안을 내놨다는 점이 의아스럽다”고 말했다.
박 후보가 내놓은 정책도 주택 문제의 대안으로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계획과 교수는 “박 후보의 주택 정책은 너무 빈약하다”며 “기본적으로 집이 있는 사람들에게 개발 이익을 남기는 재개발 제도의 근본을 바꿀만한 방책이 없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제는 서구처럼 뉴타운이 경쟁력을 갖는 것이 아니라 올드타운이 경쟁력이 있다는, 개발이 사람과 환경 문제와 접목되는 식의 철학이 박 후보에게는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두 후보가 제시한 공공임대주택 공급 방안과 각종 주택바우처 제도 등 공공성을 확대하는 전·월세 정책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성 확대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재원 조달인데 양쪽 후보 모두 이 부분이 구체적이지 않다”며 “서울시의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렸다기보다 특정 계층을 겨냥한 정치적인 정책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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