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혁신과 통합공식트위터. @Tong_Tweet
박원순 시민사회 후보가 야권단일후보로 선출된 3일 서울 장충체육관은 축제 분위기였다. 박원순 후보는 이날 “대한민국 최초의 야권 통합 경선에서 변화를 바라는 서울시민이 승리했다”며 “하나부터 열까지 보통 시민이 만든 후보로 10월6일(후보 등록일) 변화와 통일의 새로운 이름을 등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60%에 육박하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이날 국민참여경선은 중장년층과 젊은층을 망라한 다양한 세대의 참여로 축제의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투표에 참여한 한인순(35·회사원)씨는 15개월 된 아들을 안고 서울 장충체육관 투표소를 찾았다. 한씨는 “정치에 관심은 꽤 있었지만, 경선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라며 “주변에 정치참여를 많이 권하는 편이고, 그래서 남편도 신청해 함께 투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신 8개월인 부인과 함께 찾은 이지현(32·가명)씨는 “박영선, 박원순 누가 돼도 좋다”며 본 선거에 대한 기대에 부풀었다.
이날 오전에는 투표소에 중장년층이 많이 찾으면서 분위기가 민주당 쪽으로 기우는 듯 했으나 오후로 시간이 흐르면서 투표소를 찾는 젊은 층들이 늘었고 결국 박원순 후보 쪽으로 승부가 기울었다. 최영숙(43)씨는 “박원순 변호사가 언젠가는 정치에 나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형석(35)씨는 “박영선 후보도 좋아하지만, 다른 쓰임, 다른 기회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낮 트위터에서는 투표에 참여한 뒤 인증 사진을 찍어 올리는 인증샷 놀이가 눈길을 끌었다. 소설 <도가니>로 여론의 중심에 서 있는 공지영 작가는 이날 트위터 인증샷 놀이에서도 중심으로 떠올랐다. 트위터 이용자 @coolbriseS는 “공지영 작가님 미모에 눈이 부셨나보다. 초긴장 상태로 찍혔다“라며 글과 사진을 올렸다. @_suhyeon는 “장충체육관에서 투표완료! 깨어있는 청춘이 되자!!”라는 글과 함께 공씨와 찍은 사진을 올렸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등 ‘나는 꼼수다’팀은 아예 체육관 앞에 무대를 차려놓고 길게 줄을 늘어선 시민들에게 사인을 해줬다. 조국 서울대 교수와 정세균·이인영 최고위원 등 민주당 당직자들도 투표를 마치고 시민들과 만났다.
아이디 @BaSSistwalker3는 “전자투표 처음 해봤는데 정말 간단 하더군요..ㅋㅋ”라는 멘션과 함께 “후보님들과 인증샷 찍어보려 했으나...악수 하시느라 너무들 바쁘신 것 같아...인사만 하고 투표장에 입장 했습니다”라고 적고 관련 사진을 올렸다.
기존 정치권에 돌풍을 몰고 온 ‘안철수 효과’도 다시 확인됐다. 이지현씨는 “안철수가 연대를 선언하면서 박원순 변호사를 지지하게 됐고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석제(39·엔지오 활동가)씨는 “정권 교체를 두번 겪지 않았나”라며 “기성정치에 대한 염증이 크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함께 참여하는 이들이 많았던 것도 이번 국민참여경선의 특징이다. 9살 쌍둥이 남매를 데리고 나온 최영숙씨는 “아이들에게 이런 현장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18살 큰 아이는 나꼼수 팬인데 곧 시험이라 못 왔다”고 덧붙였다. 4살배기 큰 아들을 목마 태우고 투표소를 찾은 이형석씨는 “투표소에 아이와 함께 들어가 찍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사진출처 트위터 아이디 @jhd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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