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가운데)와 홍준표 대표(왼쪽 둘째), 서울시 당협위원장들이 2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자 추천장 수여식에서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자위대 행사참석 논란 이어
장애청소년 목욕 돕다 ‘곤욕’
“장애인 인권 노력해와” 해명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출정식
운동화·알람시계·수첩·볼펜 받아
장애청소년 목욕 돕다 ‘곤욕’
“장애인 인권 노력해와” 해명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출정식
운동화·알람시계·수첩·볼펜 받아
한나라당이 28일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위한 사실상의 ‘출정식’을 열고 총력전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날 당의 서울시장 후보 추천장을 받은 나경원 후보는 선거 초반부터 각종 구설에 오르는 등 매끄럽지 못한 출발을 보였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 추천장 수여식’에서 나 후보는 “한나라당이 너무 패배의식에 젖어있는 것 아닌가 한다”며 “이명박·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의 경쟁력을 높인 만큼 자신 있게 어깨를 펴고 패배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외쳤다.
나 후보는 이날 행사에서 홍준표 대표한테서 운동화와 알람시계, 수첩, 볼펜을 받았다. 일찍 일어나 열심히 뛰고 유권자의 말을 잘 적으라는 의미라고 한다. 홍 대표는 이 자리에서 “나 후보는 야권의 단일화 쇼를 꺾을 최강의 에이스”라고 치켜세웠다. 나 후보는 이날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국회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나 후보는 최근 일본 자위대 행사 참석 논란에 이어 장애 청소년 목욕 사건으로 선거 초반부터 곤혹스러운 처지다. 나 후보는 초선 의원 시절인 2004년 일본 자위대 창설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것을 두고 최근 논란이 다시 불거지자 “모르고 참석했다가 뒤늦게 알고 나왔다”는 해명을 했다. 하지만 당시 행사장에서 나 후보가 ‘자위대’라고 발언하는 장면이 찍힌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거짓 해명 논란이 일었다.
또 지난 26일에는 한 중증장애인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다가 방송사 카메라 앞에서 장애 청소년의 목욕을 도운 것을 두고 장애인 인권 침해라는 비판을 받았다. 나 후보는 28일 “나는 장애인 인권 문제에 대해서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해왔던 사람”이라고 해명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이날 “나경원 후보가 10대 중증장애인을 취재진 앞에서 발가벗긴 채 목욕시킨 것은 인권침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이들은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증장애가 있는 사람을 개인의 정치적 선전이나 영리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심각한 차별행위이자 악질적인 인권침해”라며 “나 후보는 즉각 공개사과하고 올바른 장애인 인권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으로 돌아온 이재오 의원이 27일 밤 트위터에 올린 글도 나 후보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의원은 “무슨 선거가 있으면 그때서야 재래시장으로, 복지시설로 다니면서 웃음을 파는 모습이 신문이나 방송에 나오는 것을 보면 저러니까 국민이 기성정치권을 불신하지 하는 생각이 든다”는 글을 올렸다. 나 후보는 26일 복지시설, 27일 재래시장을 찾았다.
송채경화 유선희 기자 khsong@hani.co.kr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6일 한 중증장애인시설에서 장애인 어린이를 목욕시키고 있다. 조명세트는 중증장애인시설 쪽이 홍보용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오마이티비〉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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