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이 10·26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23일 공식선언했다. 나경원 후보는 이날 당사 기자실에서 출마선언문을 발표하며 “서울시장이란 이 중엄한 자리를 어떻게 책임 있게 수행할 것인가에 대한 수많은 고민들로 가득 차 있다. 시민들과 함께 모두가 행복한 도시, 생활특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실속없고 달콤하기만 한 아름다운 말들로 서울시장 출마의 변을 대신하지는 않겠다”며 생활특별시 조성을 위한 6가지 공약을 내놓았다. △생활복지 기준선·최저생활 기준선 마련 △보육시설, 도서관 확충 등 ‘개발중심 도시계획’에서 ‘생활중심 도시계획’으로의 전환 △사건·재해로부터 안전도시 △일자리가 풍부한 경제도시 △고품격 문화도시 △서울과 수도권이 협력하는 생활공동체 등이 그것이다.

　나 후보의 공식 출마로 보수시민단체가 추대한 이석연 변호사와의 단일화 방식, 결과 등이 여권 선거 전략의 핵심 과제가 되었다. 나 후보는 “지금 누구 누구 신드롬, 무슨 무슨 단일화 말들이 참 많다. 그러나 저는 서울시장이란 자리를 정치공학적으로 분석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는 태도로, ‘여권 후보 나경원 체제’를 강조한 셈이다.

　나 후보는 분열 양상을 보이는 보수층을 겨냥한 듯 “주민투표에서 보여주신 시민들의 고귀한 뜻을 잊지 않겠다”, “대한민국 정통성과 수도 서울의 가치를 지켜온 애국시민들의 뜻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소신과 원칙이 뚜렷한 사람이다. 그러나 제 생각만 고집하지는 않겠다”며 “서울시장은 갈등을 조정해야 하는 자리”라고도 강조했다. ‘오기 정치를 한다’는 말을 들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들렸다.

　그는 최대의 쟁점이 됐던 무상급식 문제를 두고, 서울시의회와 원점에서 논의해 풀어가겠다며 ‘입장 선회’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나 후보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원유세를 요청하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의 후보로 확정이 되면 박근혜 전 대표를 찾아뵙고 여러 조언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아침 서울 당협위원장 조찬 간담회를 열어 “시장 선거는 시당을 중심으로 하고, 중앙당 사람들은 선거대책위원회 등을 통해 어떤 식으로든 참가하고, 중앙당이 총력지원하는 태세로 하겠다”고 말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