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왼쪽)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9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오전 국정감사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공짜점심 대가 치르지 않게…”
박재완 장관 발언 싸고 시끌
박재완 장관 발언 싸고 시끌
국정감사 첫날인 19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기획재정부 국감에 ‘동시 출격’ 해 그동안 가다듬어온 경제 구상의 일부를 내보였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두 사람은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감에서 앞뒤로 나란히 질의에 나서 ‘성장과 복지의 공존’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박 전 대표는 고용 문제에 집중하며 각론의 대안을 제시하는 데 주력했으며, 손 대표는 “엠비노믹스(이명박 정부 경제정책)를 수정해야 한다”며 거시적 차원의 문제를 지적했다.
박 전 대표는 질의에서 “성장, 고용, 복지의 선순환 구조가 다시 잘 작동되도록 해야 한다”며 “근로빈곤층이 자활하려면 근로장려세제와 기초생활수급제도, 직업훈련 및 취업 성장 패키지 등 3개 축이 통합적으로 운영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특히 “근로빈곤층을 위한 근로장려세제(EITC)의 장려금 대상을 기초생활수급자까지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박 전 대표의 말에 공감하며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박 전 대표는 또 “고용과 복지의 연계에서 중요한 것이 수요자 중심의 원스톱 서비스”라며 “복지부의 희망기금 프로젝트와 고용부 취업성공 패키지의 유기적인 통합관리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이제는 성장으로 고용이나 분배, 안정, 복지 등의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고 하는 생각은 바꿔야 한다”며 “이명박 정부 4년간의 경제 정책, 소위 엠비노믹스라고 하는 것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엠비노믹스가 새로운 경제 환경에 적합한 성장론인지, 혹시 아직도 개발도상국 단계에 부합하는 구시대적 성장론은 아닌지 검토해봐야 한다”며 “과속 성장을 추구한 ‘747 정책’으로 정부 부채가 쌓이고 가계 부채가 급증하는 등 경제 구조가 매우 취약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재정 정책을 고용, 복지 등 민생 정책으로 돌리고, 수출 위주 대신 내수에 중점을 두고 성장과 사회통합의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와 손 대표는 질의를 앞두고 같은 시간에 화장실에 다녀오는 등 다소 긴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인사말에서 “우리 후손들이 ‘공짜 점심’의 대가를 치르지 않도록 재정 건전성 복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언해,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를 받았다. 오제세 의원은 “국감을 받는 재정부 장관의 자세와 인식에 문제 있다”고 지적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