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우익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굳은 표정으로 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류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대처방법이 적힌 쪽지를 보다 카메라에 잡혀 구설에 올랐다. 쪽지에는 “몸을 전체적으로 앞으로 좀 숙이세요. 뒤로 젖히지 마세요”, “손에 펜을 계속 들고 계세요. 적지 않더라도 쓰는 척하세요” 등이 적혀 있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통일장관 후보 인사청문회
“남북관계 유연성 찾을 것”이라며 “정책 유지” 답변
의원들 “구체성 없다” “청문회용 유연성이냐” 비판
“남북관계 유연성 찾을 것”이라며 “정책 유지” 답변
의원들 “구체성 없다” “청문회용 유연성이냐” 비판
14일 류우익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남북관계의 경색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 등을 캐물었다. 류 후보자는 “방법론적인 유연성을 찾겠다”고 답했지만 구체적인 방법 등을 내놓지는 않았다.
류 후보자는 모두 발언에서 “실질적인 남북관계의 진전을 이루기 위해 방법론적 유연성을 찾아보려고 한다”며 “인도적 지원을 비롯한 여러 부분에서 경색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어떤 조처가 필요한 것인지 여러모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원들은 류 후보자가 언급한 유연성에 구체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윤성 한나라당 의원은 “후보자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답이 시원찮고 구체적인 게 없다”며 “유연성 부분에 대해서도 기대한 답이 안 나오고 있는데, 통일부가 ‘검토부’가 되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의 홍정욱 의원도 “현 정부가 영유아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나 개성공단 관련 정책 등에 대해 유연하게 접근했다고 말하는 것으로 봐서는 후보자가 말하는 유연성이라는 것이 진짜 유연성인지 청문회용 유연성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류 후보자는 유연성을 언급하면서도 현 정부의 남북정책 기조를 유지해가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북한의 천안함·연평도 사건 사과가 남북대화의 선결 조건임도 재확인했다. 류 후보자는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한의 선 사과, 후 대화 등 기존 대북정책 기조를 수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에 대해 “지금은 출구대책을 논의할 시점이 아니다”라고 잘랐다.
류 후보자는 개성공단과 관련해선 “지금 개성공단 1공단(단계) 입주가 마감되고, 여건이 마련되면 제2공단 문제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5만t 이하 소규모의 대북 옥수수 지원에 대해서도 “검토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은 “미국에서 화학공학 분야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류 후보자의 아들이 2009년 5월 박사 학위자만 응시할 수 있는 삼성 에스원에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류 후보자는 “아들의 취업 문제는 전혀 개입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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