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표
마땅한 서울시장 후보를 고르지 못해 고심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당내 경선을 10월로 늦추기로 했다.
홍준표(사진) 대표는 13일 “10월 초쯤 후보를 정하려고 한다”며 “서울시장 경선 일자도 10월 4~5일 정도로 다시 잡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천천히, 상대 후보에 대한 맞춤형 후보를 내려고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범야권의 후보가 정해진 뒤에 막판까지 여론의 동향을 살피면서 후보를 물색하겠다는 얘기다. 한나라당은 애초 이달 말께 경선을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에 따라 9월27일 잠실체육관을 예약해둔 상태였다.
박원순 변호사로 야권 후보 가닥이 잡혀가고 있는 것과 달리 한나라당은 ‘후보 발굴’에 고전하고 있다. 당내에서 유력하게 거론돼온 나경원 최고위원은 주변의 흔들기에 뒷짐을 진 모양새고, 김황식 총리,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등 외부 인사 영입도 일단 여의치 않은 상태다.
여권 내부에서 후보 자격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지면서 선택의 폭이 좁아진 측면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일 ‘추석맞이 대담’에서 “행정이나 일을 해본 사람이 (시장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여전히 영입론과 당내 후보 존중론이 팽팽하다. 그사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던 나경원 최고위원은 이제 ‘당내 공감대 없이는 출마하기 어렵다’는 태도로 바뀌었다. 일부에서 영입을 위해 공들였던 김황식 총리에 대해선 청와대가 ‘불가론’을 공식화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당내에선 답답해하는 이들이 많다. 한 핵심 당직자는 “(후보 선정에) 거의 진전되는 게 없는 모양”이라며 “국면을 바꾼 뒤 인물을 앉혀야지 인물만 바꿔서 해보려는 건 안 된다”고 말했다.
당은 이번주 중에 후보 선출 절차부터 확정할 예정이다. 김기현 대변인은 “경선 일정이 잡혀도 외부 영입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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