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철씨가 지켜본 단일화 순간
“조건없다…출마 않겠다…시장돼 뜻 펼치시길”
“조건없다…출마 않겠다…시장돼 뜻 펼치시길”
‘안철수 돌풍’의 막전막후에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이 있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6일 불출마를 선언한 뒤 “감사한 분”이라고 부르며 포옹하자 그는 눈물을 쏟았다. 휘몰아친 응원과 비판을 함께 나눈 안 원장의 동지였다.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박 원장과 전화로 인터뷰했다.
-왜 울었나?
“마음고생이 컸다. 이념도 정책도 다 좋은데 (안 원장의) 삶의 과정을 훼손하는 것들이 아쉬웠다. 건강한 비판보다 헐뜯는 게 많았다. 그 내용을 아는 진보인사까지….”
-무엇이 그렇게 힘들게 했나?
“그는 ‘말’로 산 사람이 아니다. 한국 사회에서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나 한편으론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막상) 많이 힘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남들은 이겨서 뒤엎겠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안 원장은 아무런 이유 없이 양보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감동해서 울었다.”
-미리 결심이 섰던 것 아닌가?
“처음 박원순 변호사와 이메일을 주고받은 뒤부터 얘기를 나눴다. 박 변호사의 정견도 들어보고, 강한 소신을 갖고 있는 건지, 초기 지지율이 낮아 불굴의 의지로 해야 할 텐데 돌파할 의지를 갖고 있는지…. 그러다 어제 오후 마음을 굳혔다. 대신 ‘소신이나 의지가 약하면 양보 안 한다’였다.”
-두분 만남은 어땠나?
“딱 20분 얘기했다. 박원순 변호사의 의지가 확고하셨다. (안 원장은) 말씀 안 하시고 마지막에 딱 세 마디 하셨다. ‘아무런 조건도 없습니다. 제가 출마 안 하겠습니다. 방금 말씀하신 대로 꼭 시장이 되셔서 그 뜻 잘 펼치시길 바랍니다.’” -안 원장에게 서울시장에 나가라고 했나? “2~3일 전부턴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나 안 선생님의 생각을 100% 존중하고 싶었다.” -안 원장이 박 변호사의 선거를 돕나? “국가공무원이라 그럴 수 없다.” -안 원장의 대중적 지지는 더 오를 것 같다. “그런 건 신경 쓰지 않는다. 석달 동안 (언론에) 한마디도 하지 말라고 그랬다. 열심히 학교 일 하라고 했다. 이후 소회를 밝힐 기회가 올 것이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딱 20분 얘기했다. 박원순 변호사의 의지가 확고하셨다. (안 원장은) 말씀 안 하시고 마지막에 딱 세 마디 하셨다. ‘아무런 조건도 없습니다. 제가 출마 안 하겠습니다. 방금 말씀하신 대로 꼭 시장이 되셔서 그 뜻 잘 펼치시길 바랍니다.’” -안 원장에게 서울시장에 나가라고 했나? “2~3일 전부턴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나 안 선생님의 생각을 100% 존중하고 싶었다.” -안 원장이 박 변호사의 선거를 돕나? “국가공무원이라 그럴 수 없다.” -안 원장의 대중적 지지는 더 오를 것 같다. “그런 건 신경 쓰지 않는다. 석달 동안 (언론에) 한마디도 하지 말라고 그랬다. 열심히 학교 일 하라고 했다. 이후 소회를 밝힐 기회가 올 것이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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