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는 세력” 등의 강한 어조로 반한나라당 의견을 밝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6일 “거듭나면 지지못할 이유 없다”고 수위를 조절하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 그러나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대해서 “지지할 여지는 없다”는 점은 거듭 확인했다.

　안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자신의 집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제가 이념적으로 편향된 사람은 아니다”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한나라당 비판 발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번 사안(무상급식 주민투표와 서울시장 선거)에 대한 것”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한나라당이) 이번 사안을 계기로 건전한 보수정당으로 거듭나면, 만약에 많은 사람들의 어려움을 풀어주면 지지 못할 이유는 없잖아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10·26 재보궐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을 지지할 여지에 대해서는 “이번 건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그는 이어 “양당 체제에서 양쪽 다 노력을 해서 좀 더 개선된 모습을 보이는 당이 국민의 인정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오늘중 성사될 것으로 알려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박원순 변호사와의 만남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안 원장은 “(박 변호사로부터) 연락을 받기로 했다”며 “한 시간 전에 장소를 알려준다고 했는데 아직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출마 여부에 대해선 “실제로 얼굴보고 말씀을 들어야 알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제 3의 당’ 창당 여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선을 그엇고 ‘문재인 등 시민사회와 연락은 없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한번도 만나뵌 적 없다”고 말했다.

　전날 “응징” 등 강한 어조로 현 집권세력(한나라당)에 대한 비판을 언론을 통해 밝힌 안 원장은 이날 “건전한 보수정당으로 거듭나면 지지 못할 이유 없다”는 말을 두 번 언급하며 수위 조절을 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그는 앞서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무상급식 투표) 등 여러 일 때문에 서울시장 자리가 열렸는데, 정말로 자격없는 (이들이), 정치적 목적으로 시장 일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선거 출마를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