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이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한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배당잔치·경영위기 과장등
의원들 추궁엔 “책임느껴”
의원들 추궁엔 “책임느껴”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한진중공업 청문회의 주요 쟁점은 사태의 발단이기도 한 정리해고의 타당성이었다. 정리해고의 요건인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가 있었느냐가 논점이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대부분의 의원은 정리해고 전후 한진중공업의 재무구조가 견실했다고 지적했다. 조남호 회장은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정리해고는 철회할 수 없다고 버텼다.
사실상 정리해고 뒤편에서 이뤄진 한진중의 ‘배당 잔치’가 먼저 도마에 올랐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조 회장은) 2008년부터 조선업계가 불황이었다고 했는데, 2009~2011년 3년간 주주에게 총 440억원을 배당했다”며 “440억원은 남은 정리해고자 94명에게 10년 동안 월급을 줄 수 있는 돈”이라고 말했다.
이범관 한나라당 의원도 “지난해 170여억원을 주식배당하고 50여억원을 현금배당했다”며 “경영상 이유로 해고를 했는데 앞뒤가 맞지 않아 지탄의 대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현금배당 52억원은 작년에 흑자를 낸 4개 계열사의 배당 액수이고 적자가 난 한진중공업 배당액수는 1원도 없다”고 해명했다가, “당시 (정리해고한 뒤) 임금을 올렸는데 기업윤리상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궁이 뒤따르자 “사과드린다”고 몸을 낮췄다.
경영위기가 과장됐고 위기의 책임도 경영진에게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장제원 한나라당 의원은 “현금자산 유동성이 2010년 9600여억원인데 2010년 한번 517억원의 단기손실을 봤다고 2년간 3000명을 해고하는 게 정당한가”라고 캐물었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노동자들은 동종업계보다 30% 적은 임금을 받고 조 회장은 몇 백억대 부를 늘렸다”며 “조 회장은 직장에서 쫓겨나 실업자 되는 아픔을 한번이라도 생각해봤느냐”고 따졌다.
비슷한 규모의 조선회사 영업이익률이 3%선인 데 비해 한진중은 14% 안팎에 이르는데도 해고가 이뤄진 것 역시 비판 대상이 됐다. 이미경 민주당 의원은 “한진중공업 사업보고서에는 2010년 영업이익률이 13.7%인데 이재용 사장은 8.3%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분식회계’ 의혹도 제기했다.
의원들의 전방위 추궁에 조 회장은 “사과드린다”고 자주 머리를 숙였으나, 시정할 사항은 없다는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검토해 보겠다”는 의례적 답변이 되풀이됐다.
조 회장의 결단을 요구하는 데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정진섭 한나라당 의원은 “카드(대안)도 없이 청문회장에 왜 나왔느냐”며 “노사간 신뢰의 위기에서 사쪽의 책임이 더 크다. 오너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8월 말까지 해결하지 않으면 야5당이 정기국회 최대 현안으로 탈세 등 4대 비리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를 관철할 것”이라고 강하게 압박했다. 홍영표 의원은 “사재를 털어서라도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조 회장은 “노사 협의를 하고 있으니 협의를 자율적으로 할 수 있게 해달라”며 “진심을 갖고 소통의 폭을 확대하겠다. 아직 첫 소통도 해보지 않았지만, 다음주부터라도 한번 시작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자 쪽과 (신뢰 회복을 위해) 소주도 한잔하겠다”고도 했다. 일단 정치권은 물러서 달라는 얘기였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평범한 행복 원했던 내가 목까지 매달고 있는 현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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