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미 국무장관 “북 건설적 관심땐 제안 수정”
6자회담 ‘진전’ 기대 7월 마지막주에 열리는 제4차 북핵 6자 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기존의 대북 제안을 유연하게 수정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혀, 회담의 ‘실질적 진전’이 기대된다. 아시아를 방문 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부 장관은 10일(현지시각)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협상) 테이블엔 많은 게 놓여 있다. 우리는 (지난해 6월 3차 회담에서 미국이 내놓은) 제안에 대한 북한의 응답에 관심이 있다. (북한의 응답을 들은 뒤엔) 앞으로 나가자”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을 수행 중인 국무부 관리들도 이날 “북한이 건설적으로 관심사를 밝히면 기존 제안을 수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이 관리들은 “(북핵 문제의) 최종 타결을 위해선 어떤 유인책들이 필요한지, 또 북한의 제안처럼 (타결 과정의) 상호 연속적인 단계들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에 대해 북한 생각을 듣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이 덧붙였다. 이는 지난 3차 회담까지와는 달리 미국이 상당히 진지한 협상자세를 보인 것으로, 북한이 최종적으로 6자 회담 재개에 합의한 것도 이를 평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신문은 또 3시간에 걸친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지난 9일 베이징 만찬회동에서 ‘해결 지향적인 과정’에 초점을 맞춰 대화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는 북·미가 회담이 열린 이후 협상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폭넓은 의견 교환을 했음을 보여준다. 힐 차관보는 또 북-미 만찬회동에서 “매 회담이 중요한 회담이 되도록 하는 길을 찾아야 하며, 회담마다 다음 회담을 위한 모멘텀을 더 쌓음으로써, (지금까지처럼) 회담마다 다시 시작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데도 공감했다고 전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이는 회담의 연속성 내지 전환국면을 확보할 수 있는 회담 형식의 변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이런 유연한 태도는 최근 북한과의 접촉과정에서 북한이 회담에 ‘진지하게’ 임할 것이라는 나름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가 회담의 목표임을 분명히했으며, 미국은 이를 평가하고 있다. 외신들은 또 김계관 부상이 힐 차관보와의 만찬에서, 미국의 기존 제안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회담장에서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는 힐 차관보가 그동안 “미국의 제안에 대한 북한의 반응을 기대하며, 이를 관영매체나 방송 등이 아닌 회담장에 나와서 할 것”을 요청한 데 대한 답이다.
북한의 이런 자세는 논리적으로 보면, 미국이 회담장에서 북한이 보이는 공식 반응을 징검다리로 삼아 기존 제안을 수정하거나 새로운 제안을 내놓을 수 있는 명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의 이런 적극적인 대북 협상 자세는 네오콘 등 미 행정부의 대북 강경파들이 이라크 전쟁의 수렁에 빠져 있는데다, 기존의 대북 정책이 결과적으로 핵문제를 악화시켰다는 내부 비판 앞에서 일단 협상파에 기회를 줄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북 강경파들의 대북 인식이 바뀐 것은 아니기 때문에, 4차 6자 회담도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날 경우 이들 강경파가 협상 재개에 주도적인 구실을 한 한국과 중국쪽에 책임을 물으면서 안보리 회부 등 강경한 대북제재에 대한 동의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강태호 기자 pcs@hani.co.kr
6자회담 ‘진전’ 기대 7월 마지막주에 열리는 제4차 북핵 6자 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기존의 대북 제안을 유연하게 수정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혀, 회담의 ‘실질적 진전’이 기대된다. 아시아를 방문 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부 장관은 10일(현지시각)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협상) 테이블엔 많은 게 놓여 있다. 우리는 (지난해 6월 3차 회담에서 미국이 내놓은) 제안에 대한 북한의 응답에 관심이 있다. (북한의 응답을 들은 뒤엔) 앞으로 나가자”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을 수행 중인 국무부 관리들도 이날 “북한이 건설적으로 관심사를 밝히면 기존 제안을 수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이 관리들은 “(북핵 문제의) 최종 타결을 위해선 어떤 유인책들이 필요한지, 또 북한의 제안처럼 (타결 과정의) 상호 연속적인 단계들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에 대해 북한 생각을 듣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이 덧붙였다. 이는 지난 3차 회담까지와는 달리 미국이 상당히 진지한 협상자세를 보인 것으로, 북한이 최종적으로 6자 회담 재개에 합의한 것도 이를 평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신문은 또 3시간에 걸친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지난 9일 베이징 만찬회동에서 ‘해결 지향적인 과정’에 초점을 맞춰 대화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는 북·미가 회담이 열린 이후 협상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폭넓은 의견 교환을 했음을 보여준다. 힐 차관보는 또 북-미 만찬회동에서 “매 회담이 중요한 회담이 되도록 하는 길을 찾아야 하며, 회담마다 다음 회담을 위한 모멘텀을 더 쌓음으로써, (지금까지처럼) 회담마다 다시 시작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데도 공감했다고 전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이는 회담의 연속성 내지 전환국면을 확보할 수 있는 회담 형식의 변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이런 유연한 태도는 최근 북한과의 접촉과정에서 북한이 회담에 ‘진지하게’ 임할 것이라는 나름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가 회담의 목표임을 분명히했으며, 미국은 이를 평가하고 있다. 외신들은 또 김계관 부상이 힐 차관보와의 만찬에서, 미국의 기존 제안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회담장에서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는 힐 차관보가 그동안 “미국의 제안에 대한 북한의 반응을 기대하며, 이를 관영매체나 방송 등이 아닌 회담장에 나와서 할 것”을 요청한 데 대한 답이다.
북한의 이런 자세는 논리적으로 보면, 미국이 회담장에서 북한이 보이는 공식 반응을 징검다리로 삼아 기존 제안을 수정하거나 새로운 제안을 내놓을 수 있는 명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의 이런 적극적인 대북 협상 자세는 네오콘 등 미 행정부의 대북 강경파들이 이라크 전쟁의 수렁에 빠져 있는데다, 기존의 대북 정책이 결과적으로 핵문제를 악화시켰다는 내부 비판 앞에서 일단 협상파에 기회를 줄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북 강경파들의 대북 인식이 바뀐 것은 아니기 때문에, 4차 6자 회담도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날 경우 이들 강경파가 협상 재개에 주도적인 구실을 한 한국과 중국쪽에 책임을 물으면서 안보리 회부 등 강경한 대북제재에 대한 동의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강태호 기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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