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권 한나라당 신임 사무총장(오른쪽)이 13일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당직자 임명장 수여식에서 홍준표 대표에게 허리 굽혀 인사하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원희룡·유승민, 일단 수용
“앞으로 전횡에 공동대처”
8월 공천기준마련 화약고
중진들, 홍대표 잇단 질책
“앞으로 전횡에 공동대처”
8월 공천기준마련 화약고
중진들, 홍대표 잇단 질책
당직 인선안 의결에 반발해 전날 최고위원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던 유승민·원희룡 최고의원이 13일 당무에 복귀함에 따라 한나라당 지도부 갈등이 ‘봉합 국면’에 들어섰다.
이날 오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두 최고위원이 참석하면서 ‘반쪽 지도부’라는 파행은 일어나지 않았다. 전날 “사무총장을 인정할 수 없다”(유승민)거나 “(홍 대표와) 얼굴 볼 일이 있을지 모르겠다”(원희룡)고까지 말한 것에 견주면 ‘싱거운 화해’다. 인선안 의결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거나, 인선을 뒤엎을 방도도 마땅치 않는 등 ‘당무 거부’의 명분과 실익이 적다고 판단한 것 같다. 원 최고위원은 “대신 앞으로의 당직 인사와 당무, 공천 과정에 대해 유 최고위원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홍 대표의 독단과 전횡에 공동대처하기로 했다”고 이날 <문화방송> 라디오에서 말했다.
‘김정권 사무총장 카드’를 관철한 홍준표 대표로선 일단 ‘판정승’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상’도 크다. 친박·친이계 양쪽의 불신을 키웠고, 건건이 유·원 최고위원의 ‘협공’에 부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홍 대표가 약속한 ‘8월 공천 기준 마련안’ 등을 놓고 또다른 갈등이 벌어질 수도 있다. 당장 김정권 신임 사무총장이 “(공천) 일정과 기준·원칙은 미리 만들되 구체적 논의는 내년 1월 정도로 가야 한다”고 하자, 나경원 최고위원은 “8월까지 공천개혁안은 물론, 심사기준, 평가방식을 다 만들고 당헌·당규까지 개정하기로 홍 대표가 약속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홍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당직인선을 둘러싼 논란을 마무리짓고, 국민에게 다짐했던 사항을 실천하기 위해 새 각오로 출발하겠다”며 서민정책협의 강화·민생정책투어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중진 의원들은 홍 대표에게 쓴소리를 했다. 정의화 국회부의장(4선)은 “정치적 동지의 이해와 협조도 이끌어내지 못하는 정치력으로 어떻게 국민의 지지와 사랑을 이끌어낼 지 걱정”이라며 “탕평의 의미를 홍 대표가 새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사덕 전 국회부의장도 “집권당엔 우리끼리만 관심 갖는 전선도 있다”며 당직인선 갈등엔 국민이 무관심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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