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야권후보 단일화 촉구
손학규는 “돌아와달라“ 구애
손학규는 “돌아와달라“ 구애
4·27 재보선이 치러지는 경남 김해을을 놓고 야권의 후보 단일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친노’의 좌장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25일 “버려야 이긴다”고 호소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여의도 사학연금공단 대강당에서 열린, 자신의 대담집 <광장에서 길을 묻다> 출판기념회 인사말에서 “다들 2012년 대선에서 진다고 하지만 나는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다 버리는 사람이 얻는다”고 말했다.
그는 “총선·대선이 최고의 개혁”이라며 “그런데 총선에서 이겨야 대선에서도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 총리는 “6·2 지방선거 이후에 부산·경남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수도권 한나라당 의원들도 벌벌 떨고 있다”며 “한나라당은 (내년 총선에서) 민자당 만들기 전 의석(130석 미만)밖에 못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총선에서 이긴다면 지금 여론조사 1등 하는 사람의 별명이 앞으로는 ‘독재자의 딸’로 바뀌게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총선에서 (분열해서)다수당이 되지 못하고 소수당이 되면 국민들은 ‘다수당이 될 수도 있었는데 그땐 뭘 하고 이제 와서 뽑아달라고 하냐’며 외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총리의 이런 발언은 총선 야권연대의 시금석인 4·27 재보선에서 각 당들이 좀더 ‘큰 틀’에서 행동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축사에서 이 전 총리에게 한껏 몸을 낮추며 ‘구애’했다. 손 대표는 “3년 전 이해찬 전 총리가 당을 떠난 건 내가 부족해서다. 맘을 열고 엎드려 부탁드린다. 모든 것을 내드릴 테니 민주당에 들어와 통합의 길, 정권교체의 길을 열어달라”고 말했다. 또 “김해을 단일화와 야권 전체의 승리를 위해 이 전 총리가 역할을 해달라”고도 말했다. 재보선 승부처인 경남 김해을과 강원도 모두 친노 진영의 도움 없이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상황 인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출판기념회엔 한명숙 전 총리,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김두관 경남도지사 등 야권 주요 인사들도 참석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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