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왼쪽)가 22일 오전 신임인사차 국회 대표실을 방문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를 맞이해 악수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민주-참여당, 단일화서 이겨야 ‘노 적통 계승’
유력 대선주자 손학규-유시민 대리전 양상
야권-여, 정권심판-레임덕 방지 ‘상징 지역’
내년총선·대선까지 염두…여야모두 총력전
야권-여, 정권심판-레임덕 방지 ‘상징 지역’
유력 대선주자 손학규-유시민 대리전 양상
야권-여, 정권심판-레임덕 방지 ‘상징 지역’
내년총선·대선까지 염두…여야모두 총력전
야권-여, 정권심판-레임덕 방지 ‘상징 지역’
김해을이 매듭이다. 김해을을 풀면 4·27이 풀리고, 4·27을 풀면 2012년이 풀린다는 데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사이에 이견이 없다. 그럼에도 실마리가 안 보인다. 김해을을 둘러싼 ‘구도’와 ‘이해관계’가 그만큼 복잡한 탓이다.
■ 손학규 대 유시민 김해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출생지이자 사저인 봉하마을이 있어 정치적 상징성이 크다. ‘노무현 정신 계승’을 내걸고 있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나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모두 놓치고 싶지 않은 곳이다. 김해을 야권후보 단일화 논의가 야권 두 유력 대선주자의 대리전 양상을 띠게 된 이유다.
22일 국회에서 두 당사자가 만났다. 유 대표가 취임인사차 손 대표를 방문한 자리였다. 부드러운 덕담 속에 가시가 있었다. 손 대표는 “유 대표에게 거는 국민의 기대가 크다. 그 기대는 민주진보세력이 하나가 되라는 것이니, 유 대표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참여당의 정치적 손익보다 야권 전체의 승리를 우선 생각하라’는 압박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말이다. 유 대표는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손 대표가 제1야당 대표의 큰 리더십으로 잘 이끌고 다른 야당도 잘 보듬어 어려운 일을 잘 타개할 것으로 믿는다”고 응수했다. 점잖은 표현이었지만 단일화를 위해 ‘맏형’인 민주당이 양보하라는 압박이 담겨 있다.
양쪽은 이날 김해을의 단일후보 자리를 두고도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유시민 대표가 전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에는 (김해을에) ‘친노’라고 말할 수 있는 후보가 없지 않으냐”고 꼬집은 것을 두고, 차영 민주당 대변인이 인터뷰를 통해 “아전인수식 해석”이라고 노골적인 불쾌감을 표시했다.
■ 이명박 대 노무현 야권과 시민사회가 김해을 단일화에 힘을 쏟는 데는, 이곳 선거를 ‘노무현의 이름으로’ 치러냄으로써 정권 심판의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 담겨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21일 김해을 후보 선출대회에서 “노 전 대통령이 이루고자 했던 꿈을 일으켜 세우고 이명박 정권이 결코 김해의 주인이 아님을 이번 재보궐선거를 통해 분명히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봉수 참여당 후보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재보선은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야권의 힘을 모아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을 심판하는 가장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야권은 이곳에서 승리할 경우 여세를 몰아 내년 총선에서도 부산·경남권에서 크게 약진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으로서도 김해을은 패배해선 안 되는 곳이다. 경남에서 질 경우 내년 총선 전망이 더 어두워지면서 급격한 레임덕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권이 지난해 총리 후보자 청문회에서 도덕성 문제로 하차한 김태호 전 경남지사까지 차출해 투입하려 하는 것도 이곳에 대한 여권의 강한 집착을 보여준다.
■ 야권연대 시금석 될까 관건은 야권의 후보단일화다. 야권이 김해을 단일화에 성공하면 나머지 지역의 단일화가 순차적으로 풀리면서 2012년 총선을 위한 연대 논의가 한층 탄력을 받게 된다. 애초 20일까지 재보선 지역 4곳의 단일화 문제를 일괄타결하겠다던 야권은, 김해을 단일화 방식을 두고 국민참여경선을 제안한 민주당과 전화여론조사를 주장한 참여당이 맞서면서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시민단체들이 중재안으로 내놓은 ‘국민참여경선(50%)+여론조사(50%)’ 방식에 대해서는 22일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수용의 뜻을 밝혔지만, 참여당은 23일 지도부 회의로 최종 결정을 미룬 상태다.
이세영 고나무 기자 monad@hani.co.kr
4·27 재보선 김해을 대결.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