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지에 부동산이… 김재윤 민주당 의원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연임 인사청문회에서 최 후보자 소유의 부동산, 골프회원권, 콘도 등이 표시된 지도를 보여주며 투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2008년 청문회 뒤 증여세…“착오 발견돼 낸것 뿐”
취재 정보로 부동산 투기…“차익 위해 판적 없어”
취재 정보로 부동산 투기…“차익 위해 판적 없어”
최시중 방통위원장 후보 인사청문회
“최 후보자는 도덕성마저 살처분한 분이다.”(천정배 민주당 의원) “내 재산이 이렇게 많은 줄은 지난 청문회 때 처음 알았다.”(최시중 후보자)
17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연임 인사청문회에서는 최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가 초점이 됐다. 청문회 전부터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7대 의혹’을 제기하며 전면전을 예고했던 민주당 의원들은 예상대로 최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와 불법 증여, 아들의 병역기피 의혹 등에 공세를 집중했다.
천정배 의원은 2008년 7월 최 후보자의 아들이 최 후보자로부터 3700만원을 증여받고는 문제가 된 뒤 뒤늦게 세금을 냈다며 불법 증여 의혹을 추궁했다. 증여세를 낸 시기는 2008년 3월 청문회에서 최 후보자 아들이 경영하는 빵집 임대료를 최 후보자가 대신 내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지 4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천 의원은 “당시 후보자는 아들을 도와준 게 아무것도 없다고 잡아떼다가, 돈이 오간 통장 사본을 제시하니 ‘주고받는 관계’라고 말을 바꿨다”며 “청문회가 끝난 뒤 증여세를 냈다는 것은 애초 세금을 탈루한 것은 물론 청문회에서 위증을 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느냐”고 몰아붙였다. 최 후보자는 “맞는 것도 있고 틀린 것도 있다”며 즉답을 회피하다가, 거듭되는 추궁에 “증여를 했지만 탈세 의사는 없었고, 착오를 발견한 뒤 나중에 바로잡았다”고 증여세 탈루 사실을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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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후보자와 방통위가 최 후보자 아들의 창업자금에 대해 서로 다른 답변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천정배 의원은 “아들의 한양대 근처 빵집 창업자금에 대해 후보자는 은행 대출을 받았다고 서면 답변 했으나, 방통위가 오늘 낸 보도자료에서 ‘동업자인 아들의 친구가 대출받았다’고 말을 바꿨다”며 “서면 답변이 허위거나 방통위 자료가 거짓이거나 둘 중 하나”라고 추궁했다. 최 후보자는 “다시 알아보겠다. 지적이 사실이라면 응당 책임을 지겠다”고 답했다.
김재윤 의원은 부모한테 물려받은 재산이 없는 최 후보자가 기자 생활을 하며 경기 분당과 충남 아산, 경북 포항 등에서 여러 건의 부동산을 취득한 사실을 파고들었다. 김 의원은 “분당 부동산을 매입하고 5개월 뒤에 신도시 계획이 발표됐다”며 “취재 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이용해 투기를 한 게 아니냐”고 따졌다. 최 후보자는 “결혼 전 재벌가 가정교사를 하면서 택지개발에 참여하게 돼 운 좋게 집을 마련할 수 있었고, 그 뒤 집을 옮기고 노후설계를 하는 과정에서 재산이 늘어났다”며 “투기할 생각도 없었고 (시세차익을 위해) 판 적도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검증’보다는 ‘변호’에 치중하는 모습이었다. 조진형 의원은 “경륜을 갖춘 후보자가 위원장을 하면 (방송통신산업이) 세계 경쟁력을 갖추는 데 도움될 것이라고 봐서 임명권자가 지명한 것 같다. 축하 말씀 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방통위가 야당 의원들이 제기한 의혹에 대한 해명 자료를 낸 것을 두고 여야 의원들 사이에 거친 말과 고성이 오가면서 정회하는 등 한때 소동이 빚어졌다. 최 후보자는 “방통위 명의 보도자료는 직무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절 도운 걸로 보이지만 적절치 못하다. 제가 봐도 지나치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이세영 이지은 고나무 기자 monad@hani.co.kr
김재윤 의원은 부모한테 물려받은 재산이 없는 최 후보자가 기자 생활을 하며 경기 분당과 충남 아산, 경북 포항 등에서 여러 건의 부동산을 취득한 사실을 파고들었다. 김 의원은 “분당 부동산을 매입하고 5개월 뒤에 신도시 계획이 발표됐다”며 “취재 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이용해 투기를 한 게 아니냐”고 따졌다. 최 후보자는 “결혼 전 재벌가 가정교사를 하면서 택지개발에 참여하게 돼 운 좋게 집을 마련할 수 있었고, 그 뒤 집을 옮기고 노후설계를 하는 과정에서 재산이 늘어났다”며 “투기할 생각도 없었고 (시세차익을 위해) 판 적도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검증’보다는 ‘변호’에 치중하는 모습이었다. 조진형 의원은 “경륜을 갖춘 후보자가 위원장을 하면 (방송통신산업이) 세계 경쟁력을 갖추는 데 도움될 것이라고 봐서 임명권자가 지명한 것 같다. 축하 말씀 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디 좀 볼까…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연임 청문회에서 천정배 민주당 의원의 증여세 탈세와 3년 전 청문회의 위증 혐의에 대한 질의를 들으며 안경을 매만지고 있다. 김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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