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21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한 뒤 이상득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이 대통령 ‘자기절제’ 발언 다음날
최고위 아래두고 운영은 정책위서 ‘절충’ 결정
이재오 “아주 잘돼”…반대많아 순항 미지수
김무성 “국회 특위 구성” 제안…야당은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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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21일 “이번 임시국회에서 ‘개헌특위’를 구성해서 허심탄회하게 (개헌) 논의를 시작해 보자”고 제안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끝내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개헌 추진 일정을 입법화하는 ‘개헌 준비법’이라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나라당은 어떤 예단도, 결론도 갖고 있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하자는 것”이라며 “만약 정략적 의도로 개헌이 추진된다면 저 자신부터 온 몸으로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조영택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나라당은 내부 의견 통일도 안 돼있다”며 “국민들은 개헌논의를 순수성이 의심스러운 대권놀음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집권 초에는 침묵하고 있다가 4년차 들어 뒷북치는 개헌론은 국민의 공감을 받을 수 없다”며 “시기적으로 부적절한 개헌 논의는 중단하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는 이날 개헌 특별기구를 최고위원회 산하에 두되 운영은 정책위원회가 하기로 결정했다. 홍준표·정두언·서병수·박성효 최고위원 등이 최고위 산하기구 구성에 반대하자, 안상수 대표가 “정책위 산하에 두면 격이 떨어져 개헌 추진이 시작부터 탄력을 받기 어렵다”며 내놓은 ‘절충안’이 수용된 것이다.
한나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특별기구를 어디에 두든 (거기서 나오는 결과는) 결국 최고위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그동안 (지도부 간) 자존심 싸움을 했던 것”이라며 “(오늘 합의가 이뤄진 것은) 전날 청와대 만찬에서 자기 절제를 당부한 대통령의 발언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절충형 개헌 특별기구 구성에 대해 이재오 장관은 “아주 잘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본회의 직후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내 특별기구가 구성됐으니) 개헌은 이제 내 손을 떠났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장관이 개헌에 찬성하는 야당 의원들과 접촉하며 당 밖에서 개헌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온다.
하지만 우여곡절끝에 구성된 여당의 개헌 특별기구가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당장 정두언 최고위원이 이날 개헌 추진 반대 입장을 재차 밝히는 등 지도부 내 이견이 여전해서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논의 도중 자리를 나와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여당의 개헌 논의에 대해 민심은 분명히 부정적이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민심과 달리 가면 딴나라당 소리를 들으면서 민심으로부터 외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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