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무상급식과 무상의료, 무상보육은 적선을 베풀자는 게 아니라, 사람답게 사는 사회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지원 원내대표.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포퓰리즘’ 발언에 반격나서
오세훈에도 ‘대권놀음’ 비난
보편복지 특위구성 잰걸음
오세훈에도 ‘대권놀음’ 비난
보편복지 특위구성 잰걸음
민주당이 연일 계속되는 정부 여당의 ‘복지 포퓰리즘’ 공세에 맞서 17일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을 정조준했다. 공세를 주도하는 핵심전력을 타격하려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복지 관련 특위도 꾸려 보편복지론의 알맹이를 채워가기로 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대기업 그룹의 손자 손녀는 식비를 공짜로 해준다면 오히려 화낼 것’이라며 민주당의 무상급식 정책을 ‘선거를 겨냥한 포퓰리즘’으로 비판한 이 대통령의 14일 발언에 대해 “부유층의 특권의식을 조장하는 발언”이라고 역공했다. 야권의 보편복지를 포퓰리즘으로 규정하는 것 자체가 대통령 스스로 뿌리깊은 ‘차별과 특권의식’에 젖어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란 논리다. 손 대표는 “이런 특권의식을 대통령이 나서 조장한다면 없는 집 아이들은 어떤 마음을 갖겠느냐”며 “아무리 비판을 자제하려고 하지만 대통령의 이런 철학은 정말 문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손 대표는 이어 “(집권층이 이런 의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차별과 특권이 없는 새로운 사회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차별과 특권이 판치는 구시대를 끝내고 새로운 사회로 나가고자 하는 것이 내년 정권교체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의회의 무상급식 예산안 통과에 맞서 주민투표 카드를 꺼내든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해서도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이인영 최고위원은 오 시장의 주민투표 회부 요구를 ‘주민투표법을 위반한 직권남용’으로 규정한 뒤, “주민투표 발의를 위해 서울시당 조직을 동원해 주민 43만명의 서명을 받겠다는 것은 서울시민을 당리당략적 정치놀음에 동원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주선 최고위원도 “오 시장이 벌이고 있는 복지전쟁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권놀음”이라며 “서울시민을 선동해 주민투표를 강행한다면 오 시장에 대한 주민소환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위는 이날 복지 관련 당 특별기구를 머잖아 구성하기로 했다. 손 대표는 “앞으로 주거복지·교육복지 등 보편적 복지를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구체적으로 수행하고 앞으로 정책을 보완하기 위해 곧 보편적 복지정책에 대한 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위원장에는 수차례 특위 구성을 촉구했던 정동영 최고위원이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가운데, 최고위원 가운데 유일하게 특위위원장을 맡지 않은 정세균 최고위원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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