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문화사랑…전문성 충분” 낯뜨거운 격려
민주도 칼날 무뎌…정병국 “박지원 문화장관 최고”
민주도 칼날 무뎌…정병국 “박지원 문화장관 최고”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17일 국회 인사청문회는 여야 모두 공격의 칼날이 매섭지 않았다. 여당은 편들기에 바빴고, 야당은 ‘한방’을 날리지 못했다. 정 후보자가 장관 발탁 직전까지 해당 상임위(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에서 청문위원들과 한솥밥을 먹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말들이 나왔다.
특히 한나라당 의원들은 격려성 발언을 쏟아냈다. 허원제 의원은 “국회의원 3선을 하는 동안 문방위만 11년을 했고, 최근까지 문방위원이었던 만큼 자질이나 전문성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말했다. 이병석 의원도 “국민의 문화적 요구에 즉각 반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진성호 의원은 “문방위에만 10년 이상 있는 이유는 문화에 대한 사랑 때문이냐”고 물었다. 그러나 임영호 자유선진당 의원은 “상임위원장이 소관 부처의 장관으로 직행하는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라며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부동산 투기 의혹과 국민연금 미납, 논문 표절 등의 의혹을 제기하자 정 후보자는 해명 자료를 보드에 정리해 보여주는 등 적극 해명하면서도 일부 사안에 대해선 고개 숙여 사과했다. 장병완 의원이 제기한 국민연금 미납, 부당 이중 소득공제 의혹 등에 대해 정 후보자는 “결과적으로 현행법을 충실히 이행치 못한 점이 있다”며 “관리 소홀했던 건 제 잘못”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또 최종원 의원이 제기한 2004년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선 “논문을 쓸 당시의 관행대로 원저는 각주를 했지만 원전을 인용해 국내에서 쓴 박사학위의 다른 논문은 게재하지 않았다”며 “문제가 있었다면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고가의 미술품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과 유예 문제를 놓고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과 열띤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양도세 유예가) 탈세, 편법상속, 로비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주장이 많다”는 이 의원의 주장에 대해 “갤러리나 일반 컬렉터를 중심으로 거래되는 지금 실정에서 양도세를 물리고자 한다면 미술시장이 다시 지하화할 수 있다”고 맞섰다.
정 후보자는 “국민의 정부 이후 10명의 문화장관 가운데 업무성과가 뛰어난 사람을 꼽아보라”는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의 주문에, 민주당에서 인사청문회를 총지휘하고 있는 박지원 원내대표(김대중 정부 시절 문화부 장관)를 꼽았다. 문화예산을 전체 예산의 1%대로 올려놓았다는 이유였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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