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참석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한나라, 야 복지정책 맹공
“무상이슈 또 밀려선 안돼”
발빠른 선제공격 나서
민주 재원대책 미비에
‘손해볼것 없다’ 반응도
“무상이슈 또 밀려선 안돼”
발빠른 선제공격 나서
민주 재원대책 미비에
‘손해볼것 없다’ 반응도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무상시리즈’가 “복지를 위장한 표 장사”라고 매섭게 비판했다. 방치할 경우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큰 위협이 될 것으로 판단해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안상수 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총선과 대선을 겨냥한 민주당의 혈세 퍼주기식 무상시리즈는 표만 보자는 선거 슬로건”이라고 비판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무상의료를 주장하면서도 보험료율 인상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국민을 속이는 선심성 공약”이라고 꼬집었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발 빠르게 대처하는 것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야권의 무상급식 공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가 당한 뼈아픈 기억 때문이다. 민주당이 이슈를 제기할 때 곧바로 대응하지 않으면 내년 총선·대선에서 또다시 당할 것으로 우려하는 것이다. 한 당직자는 “지난번 지방선거 때처럼 야당의 무상급식 이슈에 무력하게 끌려가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당내에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발 무상복지론’에 대한 한나라당의 선제적 대응의 배경엔 공세적으로 반격하더라도 별로 손해 볼 게 없다는 나름의 셈법도 작용하고 있다. 한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재원에 대한 고민도 없이 무상시리즈를 던진 까닭에 결국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이 불리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공짜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무상급식 등에 들어갈 예산을 학교 안전 등 꼭 필요한 곳에 쓰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설득을 펼친다면 공감대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권 말기로 갈수록 야당의 ‘3무 공세’가 더욱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란 우려도 깔려 있다. 한 원내 당직자는 “정권 후반기로 갈수록 각종 비리 의혹이 터져나오고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정부에 불만을 갖게 된다”며 “그럴수록 대중영합적인 야당의 정책에 현혹되기 쉽다”고 말했다. 한 당직자는 “야당의 보편복지론에 맞서 한나라당의 선별적 복지 이슈를 제대로 알리고 민주당 복지론이 지닌 재원조달 방안의 허점을 파고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무상급식에 대한 주민투표를 내건 오세훈 시장을 서울시당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서울시당 위원장인 진영 의원은 “14일부터 권역별 간담회를 진행한 뒤, 지원 방안을 결정할 것”이라며 “시당 차원의 대책위원회를 마련해 토론회도 열겠다”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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