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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혼쭐난 박희태 “자성한다”

등록 2011-01-05 20:56수정 2011-01-06 14:41

야 “구제역 난리인데 외유가나? ” “날치기 착착착 하면서…”
“구제역이 난리인 비상사태에 여당 의원들 데리고 외유 가는 게 바람직한가? 날치기 처리가 잘못됐다고 느낀다면 책임을 져야 할 것 아니냐?”(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

“세상사 그렇게 착착 되면 얼마나…”(박희태 국회의장)

“날치기는 그렇게 착착 하면서…”(박 원내대표)

박희태 의장은 “흠, 흠” 헛기침을 하거나, 시선을 돌린 채 앞에 놓인 찻잔을 들었다 놨다 하며 곤혹스러워했다. 야3당 원내대표들이 5일 오후 국회의장실로 찾아와 예산안 강행처리와 관련해 30분 남짓 호된 비판을 한 탓이다. 박 의장은 지난해 12월8일 예산안 처리 이후 야당들의 거듭된 면담 요청을 피해오다 한달여 만에 항의방문을 받아들였다. 박 원내대표는 “여야 원내대표들과 국회의장이 만난 자리에서 내가 4대강 예산 삭감액을 조정해서 12월14~15일에 본회의 열어 처리하자고 했고, 의장도 좋겠다고 하더니 (8일에) 날치기 처리했다”며 “의장은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사퇴의 대상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농가는 구제역으로 패닉(공황) 상태이고, 국회에서 가축전염병예방법 처리를 할지도 모르는데 국회의장이 외국을 나가느냐. 사퇴하고 나가라”고 몰아붙였다. 박 의장은 6일부터 열흘간 한나라당 의원들과 함께 알제리, 크로아티아, 프랑스를 방문한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도 “상임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않은 법안을 직권상정해 처리하면 국회가 필요없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용경 창조한국당 원내대표는 “여당도 예산안과 법안 내용을 모르고 표결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박희태 의장은 “시간과 기한에 얽매이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며 “결과적으로 이렇게 된 건 미안하게 생각한다. 크게 자성하고 있다.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강행처리를 한 건) 양당 합의가 안 돼서…”라며 사퇴요구를 거부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권영길 “새해가 됐어도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고 덕담도 전할 수 없을 정도로 국회 상황이 비극적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박희태 (고개 끄덕끄덕. 차 한 잔 마시고 잔을 제법 세게 내려놓고)

권영길 “항의라는 용어로는 부족한 야당의 요구가 이미 전달됐지만 그 말씀을 다시 드리려고 왔습니다.”


박희태 (헛기침 한 뒤) “저도 야당 10년 해서 그런 걸 다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박지원 “저희들이 뵙자고 했고 의장께서 아무 말씀 안 하시니 말하겠습니다. 국회의장은 국회의원은 물론 국민의 존경의 대상입니다. 국회 법에도 당적을 떠나 중립적 위치에서 국회를 대표하고 원활하게 운영할 의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날치기로 인해 의장께서는 (박희태 헛기침)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사퇴의 대상이 됐습니다. 의장께서 취임하시고 양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야당 비교섭단체 원내대표들도 협력을 했습니다. 날치기 처리 전에 바로 저 자리에 김무성 대표가 앉고 제가 이 자리에 앉아서 대화한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어떤 경우에도 몸싸움하지 말자고 해서 제가 김무성 대표께 제의했습니다. 10일까지 계수조정소위를 해나간다, 4대강 예산에 대해선 10일까지 조정안을 내겠다고. 11일과 12일 정부가 조정을 하고 13일 예결위 처리를 해라, 그리고 14일, 15일께 본회의 처리해라, 그랬더니 의장께서 그렇게 하는 게 좋겠다, 그렇게 하라고 말씀했습니다. 그리고 김무성 원내대표에게 내가 나가서 그렇게 발표하겠다고 하니, 김무성 원내대표가 아직 결심이 안 섰으니 그렇게 발표하지 말라고 해서 의장과 악수를 하고 나갔습니다. 나가서 기자들이 물어서 잘 될거 같다, 왜 우리가 싸우겠냐, 의장님께서 이해했다고 했습니다. 의장이 직권상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절차는 있는 겁니다. 비서실장 시켜서 예산 부수법안 심사기일을 지정한다고 했을 때도 저는 화를 내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우리가 본회의장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12월8일 또 비서실장을 통해 국회에 상정되지도 않은, 접수된지 1주일도 안 된 법안 등 11개를 직권상정한다고 통보해왔습니다. 그땐 제가 화를 냈습니다. 건방지게 비서실장이 전화하냐, 국회의장이 정식으로 여야 원내대표 불러서 애기하고 서명으로 해야지, 법안 불러주는데 내가 천재냐고요. 도대체 무슨 천지개벽할 일도 아니고 아무런 상관없는 부수법안 11개를…. ‘의장에게 직접 전화를 하라’고 했더니 의장께서 전화를 주셨죠. ‘왜 웃으면서 저를 희롱하십니까’ 하고 저도 막말을 했습니다. (박희태 헛기침) 그리고 날치기 처리했습니다. 의장으로서 국회 정상화에 노력해야 하고 정당한 유감표명을 해야 합니다. 정치 대선배로서 불명예스러운 일이고 국회를 위해서도, 국회 권위를 위해서도 사퇴해야 합니다. 더욱이 나라가 구제역으로 비상사태인데 국회의장이 내일 여당 의원들 데리고 외국 나가는 건 있을 수 없습니다. 사퇴하시고 나가시던지. 이런 거 국민에게 비판받습니다. 어떻게 이명박 정권 3년 내내 예산을 이렇게 날치기 처리합니까. 국회의장으로서 일언반구도 없이 이렇게 야당을 무시합니까. 그렇게 하고 어떻게 외국 나가십니까. 국회의장 사퇴해주십시오. 제가 할 말은 이겁니다.”

 권영길 “야당은 날치기 이후에 도무지 심정을 주체할 수 없습니다.”

 박지원 “잠깐만 티브이 카메라 어디갔나. 자발적으로 나갔다는 겁니까. 야당 대표를 바지저고리로 보는 겁니까”

 비서실장 (큰소리로) “언론이 저희가 부탁한다고 나가겠습니까.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권영길 “도대체 이런 국회가 있는 것 자체가 국민을 모독하는 것입니다. 국회가 스스로 간판을 내린 것입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말했지만 3년내내 날치기라니. 한두개도 아니고 상임위에서 상정조차 되지 않은 법안을 의장권한으로 직권상정한 것은 국회가 없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국회의 기능이 법 만들고 예산 살피는 건데 이를 박탈하고 여당은 이를 스스로 포기하면 국회가 없는 것 아닙니까. 국회 스스로 간판을 내린 것입니다. 의장 사퇴 이전에 정말로 있울 수없는 일입니다. 국회가 이런 국회를 박차야 합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 아무런 이야기가 없습니다. 대통령께서도 한마디 말씀 없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한 의원이 맞아서 8바늘을 꿰맬 정도로 다쳐 입원해야 하는데 잘했다고 격려까지 하니 국회가 있다고 생각하겠습니까. 잘아시겠지만 과거 유신정권 때, 전두환 정권 때도 외형적이나마 모양새를 갖췄습니다.”

 이용경 “한나라당에서 예산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후에도 내용이 잘됐다 잘못됐다 왈가왈부할 정도로 내용도 모르면서 표결하고. 의장이 이렇게 회의를 운영하니 국회가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설명해주십시오. 어떻게 국회가 운영되는지.”

 박희태 “국회는 여야가 합의해서 운영하는 것 아닙니까? 자율적인 그런 기구인데, 그게 그렇게 안된 것은 정말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합니다.결과적으로 그렇게 못 된 것에 대해서는 제가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런 일을 거울삼아서 국민 앞에 얼굴을 들 수 있는 일을 하겠습니다. 정말 크게 자성하고 있습니다. 시간에 쫓기고 기한에 얽매이다 보니까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권영길 “저는 이 자리에 와서 정말로 깜짝 놀랐습니다. 박지원 원내대표께서 의장 주재 하에 여당 원내대표와 함께 예산에 협조적인 자세를 취하겠다, 날치기 처리말라. 투표 참여 못해도 밖에서 농성하더라도 물리적으로는 안 하겠다, 이렇게 했다고 함에도 날치기 처리한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어떻게 여당과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의장님 주재 하에서 그렇게까지 말했는데도 그렇게 강압적으로 처리한 것을 정말로 어떻게 봐야 합니까. 의장님이 직권상정한 것은 그야말로 대통령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박희태 (허허) “합의가 안 됐습니다. 저도 생각은 했지만 합의가 안 됐습니다.”

 박지원 “파행하는 민주주의의 상징이 국회의장실에서도 나타났습니다. 난 지금까지 오랫동안 기자들을 봤지만, 한 컷이라도 더 찍으려고 하지 저렇게 자발적으로 나가는 것은 보지 못했습니다. 의장에게 진정성이 없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씀하시는 것이 국민앞에 육성으로 들리게 하는 걸 방지하고 저희들이 항의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저러는 것 아닙니까. 도대체 이게 어떤…. 여기 서 계신 기자들에게 한번 물어보십시오. 그런 경험 있습니까. 이렇게 카메라 기자들을 싹 나가게 하는, 이게 자발적입니까.”

 박희태 “글쎄요.”

 박지원 “구제역으로 모든 농축산농가가 패닉 상태이고, 국회에서 지금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대해서 상임위 합의로 처리할지도 모르는데, 의장으로서 외유를 나가는 것이 바람직합니까? 그리고 날치기 처리가 결과적으로 잘못됐다고 느낀다면 책임을 지셔야죠.”

 박희태 “세상사 그렇게 착착착 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박지원 “날치기는 그렇게 착착착 됩니까?”

 박희태 “제가 야당 원내총무할 때 여당이 수백건을 날치기한 적 있습니다. 그때 와서 이야기 했나요.”

 박지원 (책상을 딱 치며) “그러니깐 정권교체된 겁니다. 정부도 전 정권 탓하더니. 아니 그럼 독재시대 일을 지금 하자는 겁니까. 독재 아니고 뭡니까.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 정옥임 원내대변인 등장) 세배 받으세요. 저 가겠습니다. (일어나서) 그런 무질서한 일을 하지 말라는 거예요. 최소한 의전을 지켜주세요. 사퇴하세요.”

 김무성 “제가 온 겁니다. 드릴 말씀이 있어서.”

 박지원 “저는 드릴 말씀을 드렸으니 사퇴하십시오. 그리고 외국 나가지 마십시오.”

 박희태 “국회는 양당 합의로 운영되는 겁니다.”

 박지원 “합의가 안 된 거잖아요. 그렇게 능수능란하게 넘기려고 하면 안 돼요.”(야당 원내대표들 의장실 나감)

 박희태 “허허 무슨.”

 김무성 “제가 와서 괜히….”

 박희태 (기자들에게) “아무 말씀 드릴 게 없습니다. 국민들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런 말씀 안 듣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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