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된 일정 취소하고 침묵
안팎 비판 가라앉기 기다려
안팎 비판 가라앉기 기다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24일 오전, 크리스마스를 맞아 아동복지시설을 방문하기로 한 일정을 한 시간 전에 갑자기 취소했다. 한 측근은 “안 대표가 몸이 좋지 않아서일 뿐”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룸살롱 자연산(여종업원)’ 발언이 언론에 일제히 보도된 지난 23일에도 “오늘은 할 말이 없다”며 입을 닫았다.
안 대표의 이런 침묵 행보를 두고,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표 사퇴론’이 가라앉길 기다리며 관망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일단 대표가 사과를 하고 나면 사퇴론에서 빗겨가기 어려우니 당분간 조용히 있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일부 최고위원도 안 대표에게 “주말이 지나면 좀 잦아들 것”이라며 침묵할 것을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안 대표 체제로는 2012년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데도 좀처럼 안 대표 사퇴론이 점화되지 않는 까닭은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출범 5개월여밖에 되지 않은 안 대표가 사퇴할 경우, 다시 전당대회를 치러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조기 전대를 하면 지금의 세력균형이 흔들리면서 친이·친박의 계파 갈등이 튀어나올 수 있다”고 염려했다. 친박계 의원들도 이재오 특임장관의 당 복귀가 가져올 파장을 염려하며 “답답해도 당분간은 이대로 가는 게 낫다”고 얘기하고 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