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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한나라 중진들 “강경 대북정책 재점검할 때”

등록 2010-12-23 09:07

홍사덕 “남북대치 지속 안돼” 남경필 “새 전략 마련을”
정두언, 외교안보팀 교체 주문…이윤성은 “시기상조”
한나라당 중진 의원들이 북한의 연평도 사태 이후 강경 일변도로 치닫고 있는 대북정책의 방향 전환을 22일 요구했다.

‘토론’의 물꼬를 튼 것은 6선의 홍사덕 의원이었다. 홍 의원은 이날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연평도 사태는 대통령의 강력한 지도력에 힘입어 첫번째 꼭지를 잘 마무리지었지만, 지금과 같은 남북관계가 장기적으로 지속돼서는 안 된다고 모두 생각할 것”이라며 “대표와 원내대표가 신임 정책위의장(심재철 의원)과 상의해 대북정책을 선도적으로 리뷰(점검)하는 조치를 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 의원의 말이 끝나자, 다른 참석자들도 기다렸다는 듯 비슷한 제언을 쏟아냈다. 4선의 남경필 의원은 “과거 정권의 햇볕정책, 포용정책이 일정 부분 실패가 있었지만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렵고, 우리 정부의 비핵개방3000 원칙도 일정한 성과와 단점이 있다”며 “이제는 각자의 장점을 모아 여야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정권 차원을 넘어선 긴 호흡의 새로운 대북 전략을 마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얘기했다.

정두언 최고위원도 “이 정부가 만들어놓은 대북정책은 거의 북한의 급변사태를 전제한 것”이라며 “여기에 대해서도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강경 일변도로 짜인 대북라인, 외교안보라인에 대해서도 재점검할 때”라며 외교안보팀의 교체도 주문했다.

대북정책의 방향 전환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이들은 “‘민심’이 그렇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남경필 의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국민들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정부의 강경한 대응을 지지하면서도, 지속적인 전쟁의 위협 속에서 살고 싶어하지는 않는다”며 “이들은 정부가 중장기적으로 북한 리스크를 현명하게 관리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함·연평도 사태를 통해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결구도가 확인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 상태 ‘유지’에만 급급해서는 한반도 긴장 완화가 이뤄질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정책이란 방향에 따라 진도가 나가야 하는데 이 정부의 대북정책은 대치만 있을 뿐, 진도가 나가는 게 없다”고 지적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인 홍정욱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천안함·연평도 사태는) 결국 한반도 문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 중국과 러시아가 거대한 외교적 변수라는 점을 재확인한 뼈아픈 계기가 됐다”며 “이런 현실을 인식하고 답답하지만 중장기적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는 대북정책 방향 전환이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나왔다. 4선의 이윤성 의원은 “중장기적으로 대북 관계를 조정하자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면서도 “이 시점에서는 그런 여유가 없고, 타당치도 않다”고 일축했다. 역시 4선인 이경재 의원도 “정치인들의 ‘평화’, ‘대화’란 말은 굉장히 인기 있고 좋은 말이지만 과연 대화로 가면 진짜 긴장 완화가 되고 평화가 오느냐”며 “강력한 군사대결이 평화 유지의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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