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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오후 2시30분, K9 요란한 포성…F15K·이지스함 대기

등록 2010-12-20 19:34수정 2010-12-21 08:49

연평도 해상사격훈련 (※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짙은 안개로 시간 늦춰 4시4분까지 실시
연평도 배치 다연장로켓·천마 응사 준비
군 “북 도발때 공격원점 타격” 지침 하달

[‘연평도 포격훈련’ 긴장 고조] 긴박했던 하루

20일 오후 2시30분, 요란한 포성이 연평도의 적막한 대기를 뒤흔들었다. 해병 연평부대 포병 7중대의 K-9 자주포 6문과 포병 6중대의 105㎜ 견인포 6문, 화기중대 81㎜ 박격포, 대공 초소의 20㎜ 벌컨포 등 구경이 큰 화기에서 작은 화기 순서로 불을 뿜었다.

목표 지점은 연평도 서남방에 설정된 가로 40㎞, 세로 20㎞의 해상 사격구역. 벌컨포는 사거리가 1.8㎞에 불과해 해상 사격구역까지 미치지 못하지만 유사시 북한 항공기 도발에 대비하기 위해 훈련에 참가했다.

1시간30분 남짓 이어진 훈련에는 K-9 자주포탄 100여발 등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쓰지 못하고 남은 10여가지 포탄 1500여발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 이붕우 공보실장은 사격훈련이 종료된 뒤 브리핑에서 “오후 2시30분에 시작된 사격훈련이 4시4분 종료됐다”며 “훈련이 끝난 뒤에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북한의 군사동향을 주시하면서 즉각대응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훈련 상황에 대해선 “밝히지 않는 게 원칙”이라며 말을 아꼈다.

군은 애초 이날 오전 11시쯤 사격을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훈련 지역의 기상조건이 좋지 않아 훈련 시간을 3시간30분가량 늦췄다. 합참 관계자는 “훈련 해역에 낀 짙은 안개 때문에 탄착점 식별이 어려워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유사시 신속하게 대응하려면 북한군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해야 하는데, 북쪽 지역을 한눈에 포착할 만큼 시계가 좋지 않았던 점도 고려됐다”고 전했다.

사격이 이뤄지는 동안 군은 만약 있을지 모를 북한군 공격에 대비해 삼엄한 대응태세를 유지했다. 육상에서는 신형 대포병레이더 ‘아서’가 가동중인 가운데 지난달 23일 연평도 포격전 직후 증강된 다연장로켓(MLRS)과 대공미사일(천마)이 응사 채비를 마쳤다. 다연장로켓은 227㎜ 로켓포 12발을 20초 안에 쏘아 축구장 4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는 무기로 북한군 방사포를 겨냥해 배치됐다.
해병대원들이 20일 오전 사격훈련을 앞두고 짙은 안개가 낀 연평도 해안을 순찰하고 있다.   연평도/사진공동취재단
해병대원들이 20일 오전 사격훈련을 앞두고 짙은 안개가 낀 연평도 해안을 순찰하고 있다. 연평도/사진공동취재단

해·공군의 지원전력도 출동태세를 갖추고 훈련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해상에서는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7600t급)과 4500t급 신형구축함(KDX-2) 2척이 전진배치됐다. 공군 최신예 전투기 F-15K도 사정거리 278㎞의 지상공격용 미사일(SLAM-ER)과 합동직격탄(JDAM) 등을 장착한 채 대구 기지에서 발진해 서해상에서 대기했다.


군사지휘본부에는 이날 한민구 합참의장이 상주하며 연평도 현지상황과 우리 군 대비태세, 북한군 동향 등을 1·3군 사령부, 해·공군 작전사령부와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현장 상황을 총괄했다. 전날 오후 5시부터 합참의장 주관으로 열린 화상점검회의에서는 북한군의 추가 공격이 있을 경우 자위권 차원에서 공격 원점을 타격하고 현장에서 상황을 마무리짓는다는 지침이 하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전과 오후 2차례 국방부 청사 지하의 군사지휘본부를 방문해 “북한 도발시 가능한 모든 대비책을 강구토록 하라”고 지시했다.

북한군은 우리 쪽 훈련을 앞두고 방사포 수개 포대를 전진배치하고 연평도 인근 해안포의 발사구를 개방한 사실이 포착됐으나, 지난달 1차 포격 때처럼 실제 포격을 가해오진 않았다. 합참 관계자는 “서북 해역에서 경계가 강화된 것을 제외하면 육상의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이날 훈련은 군사정전위원회와 유엔군대표부에 소속된 미군 관계자 20여명이 참관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연평도에 머물며 현지 상황을 지켜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평도에 머물던 주민과 취재진 등 280여명은 이날 아침부터 지하대피소에 들어가 훈련이 끝나기를 숨죽이며 기다렸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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