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중앙위 자문위원 임명장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맨 앞)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중앙위원회 자문위원에게 임명장을 주려고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맨 오른쪽은 최병국 중앙위원회 의장.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템플스테이 예산 누락 등 실무자탓 돌리며 진화나서
“형님예산 등은 챙기면서”, “제얼굴에 침” 자조 목소리
“형님예산 등은 챙기면서”, “제얼굴에 침” 자조 목소리
한나라당이 예산안 강행처리에 따른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수습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템플스테이 지원 예산’이 빠진 데 대한 불교계의 반발 등 후폭풍이 크기 때문이다.
배은희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템플스테이 지원 예산, 재일민단 지원사업, 춘천~속초 동서 고속화 철도사업 등 당 차원의 중점 추진사업 예산이 빠진 것과 관련해 “실무선에서 누락된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안상수 대표도 “진상조사 후 관련자를 문책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안에서는 고흥길 정책위의장, 이주영 예결위원장, 이종구 예결위 간사의 문책론은 물론, 기획재정부 장관 교체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들 사업을 ‘다른 방법’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성난 불교계를 달랠 템플스테이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예비비를 활용하거나 추경예산 편성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지도부의 이런 움직임을 두고 한 당직자는 “허술한 예산심사를 자인하는 제 얼굴에 침 뱉기”란 자조 섞인 표현을 쓰기도 했다. ‘정기국회 회기내 처리’라는 작은 규범을 위해 당 차원의 핵심 예산도 빠뜨릴 정도로 부실하게 예산심사를 했다는 걸 인정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다.
애꿎은 실무자 탓을 하는 것도 궁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당직자는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지역구 예산과 박희태 국회의장의 예산 등 챙길 것은 다 챙겨놓고 야당의 지연 작전이나 실무자 탓을 하면 국민이 수긍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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